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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청…'친문 좌장' 노영민의 기강확립 속도전

입력 2019-01-30 13:35

김현철 설화 하루 만에 속전속결 문책…탁현민 사표도 수리

비서진 인적 개편도 빨라져…'대통령 보고 축소' 업무시스템 재정비

취임 직후부터 "춘풍추상" 규율 강조…기강해이 논란 잦아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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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설화 하루 만에 속전속결 문책…탁현민 사표도 수리

비서진 인적 개편도 빨라져…'대통령 보고 축소' 업무시스템 재정비

취임 직후부터 "춘풍추상" 규율 강조…기강해이 논란 잦아들까

달라진 청…'친문 좌장' 노영민의 기강확립 속도전

"설화 하루 만에 인사 조치가 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50·60세대 무시 발언 논란'을 야기한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사표를 전격 수리한 것을 두고, 여권 관계자들은 30일 "문재인정부에서 보기 어려웠던 빠른 대처"라고 입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앞서 특별감찰반 사태로 조국 민정수석 책임론이 불거지자 "추후 국민이 올바르게 평가할 것"이라며 조 수석을 재신임했고, 경제지표 악화 속에 '경제라인 투톱 엇박자' 논란을 일으킨 장하성 전 정책실장을 교체할 때에도 시간을 두고 고민 끝에 결정했다.

김 보좌관에 대한 '속전속결' 조치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여권 인사들의 평가가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여권에서는 이번 조치의 배경에 노영민 비서실장의 강력한 건의가 자리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노 실장은 판단이 빠르고 생각한 것을 바로 실행하는 성격"이라며 "어제 청와대 대응을 보고 노 실장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노 실장의 단호한 리더십이 청와대 분위기도 많이 바꾸고 있다"며 "임종석 전 실장 체제에서 '젊고 신선한 청와대'의 모습이 자주 노출됐다면, 노 실장 체제에서는 엄격한 규율 속에 대통령을 보좌하는 '일사불란한 청와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 실장이 취임한 지 3주 차로 접어들면서 청와대 내에서는 "회의장 공기부터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질서'와 '효율'이라는 키워드 아래 규율을 세우는 작업이 가속하고 있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노 실장은 취임 직후 비서진에게 보낸 서신에서 "절제와 규율의 청와대가 되어야 한다"며 "사무실마다 벽에 걸린 '춘풍추상' 문구를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노 실장은 가까운 시일 안에 취임 인사를 겸해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만찬을 하기로 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다시 한번 기강확립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업무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한 점도 눈에 띈다.

최근 노 실장은 대통령에 대한 보고를 줄일 것을 비서진에 지시했다.

여기에는 문 대통령을 보고서에서 '해방' 시키고 휴식 시간을 주자는 의미도 있지만, 실장급의 '전결' 사항이 많아지는 만큼 비서진이 더욱 책임감을 갖고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대언론 소통 창구를 '대변인단'으로 통일한 것 역시 청와대 메시지의 혼선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비서진 인적 개편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김영배 전 정책조정비서관을 민정비서관으로 선임하는 등 비서관급 4명의 전보인사가 단행됐다.

공석인 과학기술보좌관, 의전비서관, 제도개혁비서관에 대한 후임 인선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7월 사의를 밝혔음에도 청와대를 떠나지 못했던 탁현민 선임행정관에 대해 최근 청와대가 사표를 수리하기로 한 것도 과거 청와대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임 전 실장은 당시 탁 행정관의 사의 소식에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며 만류했다.

고민정 부대변인 역시 최근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다만 고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개인적인 이유로 이번 주까지 장기간 휴가 중"이라며 "사의를 표명한 바 없다"며 사의설을 부인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처럼 속도감 있는 인적 개편 역시 '노영민 비서실 체제'로 청와대가 전환되는 과정"이라고 평했다.

이처럼 노 실장이 과감하게 비서실의 변화를 시도하는 밑바탕에는, '친문 핵심'으로서 노 실장이 가진 중량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임 전 실장이 대선 때 캠프에 합류한 '신(新) 친문' 이라면, 노 실장은 오래전부터 문 대통령의 곁을 지킨 '원조 친문'이다. 그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이라며 "친문 진영의 좌장이라는 평가까지 나오는 만큼 비서진들에 대한 장악력도 뛰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노 실장이 비서실장으로 합류하면서 사실상 다음 총선 출마를 포기했다는 점에서, 총선을 염두에 둔 비서진들을 향한 메시지에 한층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원래 나중을 생각하지 않고 지금에 집중하는 사람이 가장 무섭지 않나"라며 "비서진들 사이에서도 각자의 향후 정치계획보다는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최우선으로 삼자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집권 3년차로 접어들며 청와대 내부에서도 기강해이 사태 등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 시점에 기강을 세우는 데에는 노 실장이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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