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폭언에 폭행까지…도 넘은 '만취 갑질'에 우는 대리기사

입력 2014-12-25 09:5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대리운전 기사들에 대한 손님들의 폭언과 폭행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갑의 횡포에 말 못할 고통을 겪고 있는 또다른 감정노동자, 대리운전 기사들의 고충을 박상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기명종 씨는 5년 차 대리운전 기사입니다.

서울 강남 일대에 도착하자 대리기사를 찾는 콜이 쏟아집니다.

[기명종/대리기사 : 안녕하세요, 대리기사입니다. 계시는 데가 어디죠?]

첫 손님을 찾은 기 씨의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기명종/대리기사 : 혹시 천호동 가십니까?]

손님의 집 앞에서 주차를 마치자마자 기씨는 주변의 다른 손님을 찾기 시작합니다.

[기명종/대리기사 : 영파여고 사거리가 어디에요? (여기 이렇게 가서요…) 고맙습니다.]

기씨가 이렇게 밤늦게 걷거나 뛰는 거리는 평균 10km, 교외 지역으로 나가면, 그 거리는 더 늘어납니다.

[기명종/대리기사 : (좌회전해서 200m 정도 지났다고 생각하시면 저 깨워주세요.) 안전벨트 매시고요. (아아 그냥) 안전벨트 매시는 게 좋은데…]

손님은 술에 취해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결국,

[기명종/대리기사 : (아니, 경인이 아니고 인천공항 고속도로 탔어요?) 네, 내비게이션대로 탔는데… (일단 가세요. 나 이러면 몰라, 헷갈려요) 이게 저쪽 아니에요? 이게 지금 내비가… (아니잖아요, 아 미치겠네)]

길 찾는 문제로 조금 곤란해졌지만, 기씨에게 이 정도는 아무런 일도 아닙니다.

[기명종/대리기사 : 처음에는 자기 차 앞 유리를 구둣발로 차고, 핸들을 차더라고요. '손님 왜 그러시냐'고 정색을 하니까, 그다음엔 저를 막 때리더라고요.]

또 다른 대리기사 이모 씨는 길을 잘못 들었다며 봉변까지 당할 뻔했습니다.

[이모 씨/대리기사 : '이 OO 어디로 가?' 이상한 쪽으로 가냐고 하면서 막 때리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폭언이나 폭행을 당해도 하소연할 데도 없습니다.

대리운전 기사들은 전국에 20여만 명, 이들의 남모를 고통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밥줄 짤릴까봐 무릎도 꿇었다"…백화점 VIP '쇼핑 갑질' 교수를 선생님이라 불렀다고…하늘 위 '1등석의 횡포' 저녁 6시 후 벌어지는 '비밀 영업'…상담사들의 눈물 작가 인건비도 안주는 갤러리…예술혼 갉아먹는 '갑질' 새벽에 불러 "반성문 써라"…택배 영업소장들 '을'의 눈물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