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운전중에 생긴 시비로 고의로 사고를 내버리는 보복운전. 하지만 사실 그 정의도 모호하고 처벌 기준도 없었는데요. 앞으로는 다릅니다. 직접적인 피해가 없더라도 상대가 위협적이라고 느껴지면 보복운전이 됩니다. 그리고 적발이 되면 형법상 폭력행위로 처벌됩니다.
윤샘이나 기자가 자세한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차선 사이를 위태롭게 오가던 검정색 승용차가 갑자기 속도를 줄여 뒷차와 부딪힙니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끼어들었다며 고의로 사고를 낸 겁니다.
몽둥이를 들고 운전석으로 다가와 위협까지 했습니다.
지난 4일 서울 회기동에서도 진로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차에서 내려 욕설을 퍼부은 운전자가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물리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운전자에게 위협을 가한 것만으로 보복운전에 해당한다고 본 겁니다.
[박모 씨/피해 운전자 : 자기 앞에 끼어들었다는 것 자체에 절제가 안 됐던 모양인지 그때부터 무섭게 쌍라이트를 켜고 쫓아왔어요.]
경찰이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는 보복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사소한 시비가 큰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입니다.
앞으로 보복운전으로 적발되면 도로교통법이 아닌 형법상 폭력행위로 처벌됩니다.
[전선선 팀장/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그동안은 보복운전으로 형사 입건하는 사례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는 형사 입건되는 경우 운전면허도 취소되게 입법을 추진하겠습니다.]
모호했던 보복운전의 개념도 정리했습니다.
앞서가던 차를 추월한 뒤 급하게 멈춰서거나 차 옆에 바짝 붙어 갓길로 밀어 붙이는 행위, 지그재그로 차선을 바꾸며 진로를 방해하는 운전행위는 모두 보복운전에 해당됩니다.
직접적인 피해가 없더라도 피해 운전자나 제3자가 봤을 때 위협적이라고 판단되는 경우도 보복운전입니다.
운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4명이 보복, 위협운전을 당했다고 답했습니다.
[최홍 연구원/도로교통공단 : 보복운전의 경우 피해자가 전혀 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이뤄지기 때문에 피해가 상당히 크게 발생합니다.]
경찰은 앞으로 3개월을 집중 수사기간으로 정하고 보복운전 피해 사례를 접수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