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앵커브리핑] '상(賞) 이란 무엇인가'

입력 2019-10-24 21:46 수정 2019-10-24 21:4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이따위 것을 상장이라고! 주지나 말지!"
- 영화 < 동주 >

윤동주의 사촌 송몽규는 졸업식 날 받은 우등상장을 내리던졌습니다.

친일파 교장에게 상을 받은 것부터 명예롭지 못한 데다가 부상으로는 일본 군국주의를 미화하는 책을 받았으니…

뜨거운 가슴을 가진 청년에게, 그러한 상 따위는 반갑지 않았을 것입니다.

칭찬받아 마땅한 일에 주어지는 '상'

누구나 반길 것이라 생각되지만 거부한 사람들은 의외로 많습니다.

"차가운 바다 깊숙이 갇혀 있는 양심과 희망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
- 최민수/배우

"그들이 겪는 고통은 이스라엘의 가치와 맞지 않는다"
- 내털리 포트먼/배우

가까이는 세월호의 슬픔을 안은 채로 상을 받을 수는 없다면서 연기상을 마다한 배우가 있었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에 항의하면서 영광스러운 유대인에게 주어지는 상장을 거부한 배우도 있었습니다.

그들이 상을 받지 않음으로 인해서,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세상에 더욱 뚜렷하게 각인이 되었으니… 

상은 받지 않음으로 인해서 또 다른 의미가 되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또 하나의 표창장.

그들의 공로는 스스로의 표현을 빌리자면 "장관의 낙마"를 이끌어낸 "일종의 쾌거"를 이뤄낸 것이었습니다.

또한, 국회에 제출된 법안을 빼앗아 찢고 몸싸움을 벌이고, 동료의원을 감금했던 이들에게는 또 다른 상인 '공천 가산점'을 주겠다는 호언이 덧붙여졌지요.

"정치저항을 앞장서서 하신 분들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
-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심지어 당원들로부터도 거센 항의를 받았다고 전해진 그들만의 수여식.

지난 여러 계절을 거치면서 실종되어버린 의회정치와 여러 갈래로 쪼개져 상처받은 시민들의 마음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상장을 주고받는 그들의 모습을 단지 편안하게 바라보기가 어렵습니다.

앞서 권위 있는 상을 거부해서 화제가 된 몇몇의 이야기를 잠깐 소개해 드렸습니다.

또 한 사람이 있는데, < 21세기 자본 > 의 저자 토마 피케티 역시 프랑스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거부하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는 수상을 거부하면서 이렇게 말했죠.

"영광스러운 상을 누구에게 줄지 결정하는 것은 그들(정부)의 몫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이란 바라보는 모두가 동의할 때 비로소 권위를 얻게 된다는 의미일 터인데…

누군가는 받아서 다른 이들이 불편하고 누군가는 도리어 받지 않아서 찬사를 받는 상.

대체 상이란 무엇인가.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관련기사

'패트 가산점' 당내 반발에도…황교안 "헌신 평가 마땅" 나경원 "패트 수사 의원에 공천 가산점"…당내서도 비판 나경원 '패트 공천 가산점' 논란…윤소하 "완전 조폭 논리" 나경원 "패스트트랙 수사 대상 의원들, 내년 공천 가산점"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