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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 과시한 북·중…시진핑, 한반도 문제 적극 개입 의지

입력 2019-06-21 18:01 수정 2019-06-21 21:37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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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최고지도자로서는 14년만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두번의 환영식과 정상회담 또 만찬과 공연 관람, 공연 등 밀착행보로 북·중 관계를 과시했고요. 특히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에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신 반 장 발제에서는 시 주석의 1박 2일 방북 일정을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그야말로 특급, 아니 초특급 의전이었습니다. 14년만에 성사된 중국 최고지도자 방북에 김정은 위원장은 차원이 다른 극진한 예우를 선보였습니다. 일단 맨 처음 평양 순안공항 장면인데요. 활주로에는 두 정상 초상화가 나란히 걸렸고, '환영 습근평', 또 오성홍기를 든 시민 1만여 명이 집결했습니다. 이어서 레드카펫을 밟는 시 주석과 또 의장대 사열까지 있었고, 여기까지는 그래도 익숙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환영행사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공항을 빠져나온 무개차가 두 정상을 태우고 어디론가 달렸습니다. 물론 길에는 색색의 한복을 입은 환영 인파가 빼곡했고요. 한참 동안 손을 흔들며 달려간 곳, 바로 북한에게는 김씨일가 그 자체와도 같은 금수산 태양궁전입니다.

[조선중앙TV :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영생의 모습으로 계시는 금수산태양궁전의 광장은 조·중(북·중) 관계사에 빛나는 계승과 발전의 서사시를 수놓아가시는 두 당, 두 나라 최고영도자 동지들에 대한 다함없는 신뢰와 흠모의 정에 넘쳐있었습니다.]

시 주석 도착에 맞춰 하늘로 날아가는 수만개의 오색 풍선이 사뭇 장관입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이곳에서 두 번째 공식 환영식이 열린 것입니다. 역대 양국 최고지도자 간의 대를 이은 친선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가 됩니다. 공항에서는 얼굴을 보이지 않았던 2인자죠, 최용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니까 고위 간부들을 두 개 조로 나눠 공항과 금수산태양궁전으로 분산 영접하는 최고의 예우를 보여준 셈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회담이 이어졌는데요. 역시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 그리고 경제였습니다. 먼저 김 위원장이 미국의 협상 태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지난 1년간 긴장완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는데 유관국, 즉 미국은 그렇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다만 "우리는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북·미대화의지가 여전하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시 주석은 "북한이 합리적 안보 및 발전에 관한 관심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이 닿는 한 도움을 주겠다"고 화답했습니다. 북한의 든든한 뒷배 역할을 공개적으로 자처하며 북·미 협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입니다.

[조선중앙TV : 조선반도 정세를 비롯한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들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을 진행하시고 두 나라 사이의 관계를 깊이 있게 더욱 발전시키는 것은 두 나라의 공동의 이익에 부합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에 유리하다고 평가하시었습니다.]

회담에는 양국의 경제 사령탑도 배석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옆에는 최근 경제발전 노선을 이끌고 있는 최용해 상임위원장과 그리고 김재룡 총리도 앉았고요. 중국은 경제를 총괄하는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과 산업정책을 총괄하는 중산 상무부장이 나란히 자리를 했습니다. '힘이 닿는 대로 돕겠다'는 것은 경제 발전에도 해당이 되는 이야기라는 것이죠. 전례에 비춰 일단 대규모 식량지원이 있을 수가 있는데요. 다만 미국 주도의 제재가 지속되고 있는만큼 지원은 비공개가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제는 만찬입니다. 시 주석 내외가 들어서자 만찬장에는 기립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이설주 여사는 한복으로 옷을 갈아입어서 또 눈길을 끌었죠. 아마 외교석상에서 한복차림은 이번이 처음일 것입니다. 만찬연설 역시 북·중 우호관계를 더욱 강화하자는 메시지가 주를 이뤘습니다. 특히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은 대세"라며 중국이 북·미 사이의 중재역할을 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강조했습니다.

만찬이 열린 목란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도 이곳에서 환영 만찬을 대접받았던 터라 내부 모습이 좀 눈에 익는데요. 아시다시피 그때는 분위기가 조금 더 편안하고 자유로웠던 것 같습니다. 남북 예술인들이 공연, 또 마술쇼까지 이어졌었고요.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김홍걸/민화협 상임의장 (JTBC '뉴스룸'/지난해 9월 22일) : 북쪽 분들이 거기 많이 계시지는 않았지만 좀 어떻게 반응을 해야 될지 조금 난감한 표정이었습니다. (지금 화면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익숙지가 않으니까요. (그렇죠, 아무래도 많이 낯설어하고.) 사실 저도 힙합을 라이브로 들어 보기는 처음이었거든요.]

네, 이어서 북한이 자랑하는 집단체조 공연도 함께 관람했습니다. 그런데 이 공연 제목 자체가 아예 바뀌어 버렸습니다. 분명히 이달 초에 김정은 위원장이 미리 관람했을 때만 해도 '인민의 나라'가 제목이었는데 어제(20일) 걸린 제목은 '불패의 사회주의'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니까 거진 10만 명이 몇 달간 준비한 공연을 오직 시진핑 주석을 위한 특별판으로 대대적인 수정작업을 벌인 것입니다.

나란히 걸린 국기 뒤로 북한의 개선문과 중국의 천안문이 무지개로 연결이 돼있고요. 시 주석 얼굴도 형상화 했습니다. 북·중 친선을 강조하는 노래는 물론이고 카드섹션은 '불패의 친선단결 만세' 이런 여러 문구를 만들어냈습니다. 사회주의 성과를 강조하는 공연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조선중앙TV : 영원히 사회주의와 운명을 함께 할 우리 인민의 의지를 아름답고 우아한 율동과 기백 넘친 체조, 
천변만화하는 대규모의 배경대로 보여주는 공연은 관람자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김 위원장 불호령이 먹혔던 것인지 시 주석 내외는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옆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사뭇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공연 후에는 직접 무대에 올라 관중을 향한 인사 및 기념촬영을 끝으로 어제의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아직 영상은 들어오지 않았지만 오늘은 평양시내의 북·중 우의탑을 참배했습니다. 지난 1959년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군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북·중관계의 상징물입니다. 이어서 오찬 또 환송식을 끝으로 1박 2일간 방북일정을 모두 마쳤고요. 오후 3시 반쯤 시 주석은 전용기를 타고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아마 지금쯤이면 중국에 도착했을 것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1박 2일 밀착 행보 과시한 북·중…시진핑 "한반도 문제 정치적 해결 지지" > 로 잡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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