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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유력 주자' 실종…표류하는 보수 표심, 어디로?

입력 2017-03-16 17:44 수정 2017-03-16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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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불출마 선언 이후 표심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황 대행의 지지층은 어디로 움직였을까요. 오늘(16일) 여당 발제에서 '황교안 변수'가 사라진 이후 대선 판세를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황교안 대행의 불출마는 보수 진영엔 직격탄입니다. 반기문 전 총장에 이어 두 번째. 유력 보수 주자가 눈 앞에서 사라졌기 때문이죠.

표류하는 보수 표심은 어디로 움직일까요. 어제 황 대행의 불출마 선언 직후 실시된 긴급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이 골고루 올랐습니다. 특히 홍준표 경남지사가 눈에 띕니다. 직전 조사에 비해 약 2배나 뛰었습니다.

'황교안 지지층'이 어떻게 분산됐는지, 좀 자세히 따져보겠습니다. 홍준표 지사가 가장 큰 수혜자라는 게 나타나죠. 32.4%가 홍 지사 쪽으로 움직였습니다.

사실 '황교안 지지층'의 상당수는 강성 보수 성향이죠. 홍 지사의 '강한 보수' 이미지가 그 지지층을 끌어당긴 측면이 있습니다. 홍 지사의 발언은 점점 더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홍준표/경남도지사 (어제) : 한국에도 이제는 지도자가 스트롱맨이 나와야 합니다. 세계가 스트롱맨 시대인데 한국만 이 좌파 정부가 탄생해서는 안 된다. 우파 스트롱맨의 시대를 한국도 해야지. 트럼프하고도 맞짱 뜰 수도 있어야 하고, 시진핑하고도 맞짱 뜰 수 있어야 하지.]

강성 보수층에선 "속시원하다" 이렇게 반응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홍 지사가 대선판에서도 '스트롱맨'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여전히 박 전 대통령을 잊지 못하는 친박 지지층은 영 마땅치 않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바로 이런 발언 때문이죠.

[홍준표/경남도지사 (어제) : 박근혜, 머릿속에 지우고 새롭게 우파들이 총 결집을 해서 나라를 바른 방향으로 끌고 가야 할 때라고.]

친박계의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당장 자유한국당 경선에서 친박 의원들이 '비박' 성향인 홍 지사를 밀어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오히려 김진태 의원을 지원할 가능성이 크겠죠. 김진태 의원, 이미 상대를 정한 것 같습니다.

[김진태/자유한국당 의원 : 그게 지운다고 지워지는 겁니까? 홍 지사님은 며칠 뒤에 대구 서문시장에서 출정식을 한다고 합니다. 박근혜를 머릿속에 지우려면 출정식 장소부터 바꾸고 나서 하시는 게 어떨까요.]

홍 지사도 가만히 있지 않았겠죠. 제대로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홍준표/경남도지사 : (김진태 의원) 걔는 내 상대가 아니지. 대구 서문시장이 왜 박근혜 시장이고! 아이고 참 나, 어이가 없는 소리 하고 있네. 괜히 아이들 얘기해 가지고 열 받게 하지 마.]

홍 지사의 경우, 이른바 '성완종 뇌물 사건'의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기 때문에,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당장 민주당에서 이런 비판이 나왔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홍준표 경남지사가 보수 세력의 스트롱맨이 필요하다, 재판을 받아왔다는 사실을 잊은 것은 아닌지 기업에 빨대 꽂은 스트로맨이라고 하는데 말이 잘못 나와서 스트롱맨이 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됩니다.]

사실 황 대행의 불출마는 '반문재인' 정서를 자극한 측면도 큽니다. 황 대행 지지층의 상당수가 안희정 지사, 안철수 전 대표 쪽으로도 움직인 걸로 나타났습니다. 어차피 보수 후보로 어렵다면, 문재인 전 대표를 견제할 수 있는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안희정-안철수, 두 사람도 요즘 '문재인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안희정/충남도지사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문재인 후보의 정치적 리더십에 대해서 저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세론이라고 하지만, 아직 대세론은 제가 볼 때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전 국민의당 대표 (어제) : 문재인식 혁신안은 이미 실패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혁신하겠다는 의지가 없어서 저는 (민주당을) 나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황 대행의 불출마 이후 남은 변수는 비문재인 세력의 연대 여부입니다. 물론 문재인 전 대표가 민주당 후보가 됐을 때를 가정한 이야기입니다. 자유한국당에서 비박 후보가 나온다면, 바른정당 후보와 1차 단일화를 하고, 이어서 국민의당 후보와 2차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문 전 대표와 1대 1 구도를 만들 수도 있겠죠.

하지만 호남이 기반인 국민의당이 구여권과 손을 잡는 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또 자유한국당이 친박 후보를 낸다면, 연대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오늘의 발제를 음악으로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강하지 비굴하게 살지마 my style 자존심은 지켜야했지
강하지 째째하게 굴지마 my style 남자답게 큰소릴쳤지

Y2K의 '스트롱 맨'입니다. '황교안 불출마'의 최대 수혜자는 일단 홍준표 경남지사로 나타났습니다. 홍 지사의 '스트롱 맨' 전략이 강성 보수층에는 어필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곤 해도 여전히 한 자릿수 지지율입니다. 보수 표심이 아직은 표류하고 있다는 뜻이죠. 여전히 수많은 변수가 있습니다. 홍 지사가 '스트롱 맨'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현재로선 회의적인 여론이 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 유력 주자 실종…표류하는 보수 표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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