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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① 학생들 꿈 볼모로 사학비리…'아이돌 학교'의 민낯

입력 2019-01-28 21:00 수정 2019-01-28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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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명 연예인 수십 명을 배출해서 '아이돌 사관학교'라고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10년 전에 문을 연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입니다. 그런데 화려한 명성이 무색할 만큼 교사와 학생들의 얘기는 다릅니다.

[서울공연예술고 학생 : 자퇴하고 싶다. 내가 이러려고 이 학교를 들어온 게 아닌데…]

[서울공연예술고 선생님 :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고 애들이 가고 싶은 곳이지만 막상 들어와보면 너무 애들이 실망하고…]

대체 이 학교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신입생 선발 부정, 보조금 전용, 학생들의 외부 행사 동원까지… 연예인이 되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볼모로 삼은 '사학 비리' 현장을 채승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아이돌 육성으로 유명한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입니다.

방학이라 학교는 한산하지만 교장실에서는 대책회의가 한창입니다.

[서울공연예술고 교장 : 학교 홈페이지에다 내용을 다 올려놨거든요. 보시고 그대로 쓰세요.]

이 학교는 최근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무려 18건의 지적을 받았습니다.

교장은 파면, 아내인 행정실장에게는 해임 처분도 내렸습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 이 학교가 전국구 모집인데, 이런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봐야죠.]

교육청은 6건의 의혹에 대해서는 아예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먼저 교원을 부당하게 채용한 의혹입니다.

지난해 뽑은 교사 4명중 1명이 교장의 자녀고, 나머지 3명도 교장 가족과 친분이 있는 이들이라는 것입니다.

응시 서류를 문서 파쇄기로 없애 비위 의혹을 숨기려 했다는 것이 교육청 설명입니다.

보조금 유용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학교가 2015~2018년 사이 구로구청에서 1억10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았지만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기록이 없다는 것입니다.

구청 측도 뒤늦게 이를 확인하고 일부를 환수했습니다.

신입생과 편입생을 뽑는 과정도 수년간 같은 심사위원이 들어가는 등 의혹이 있다고 지적됐습니다.

[서울공연예술고 교사 : (이것들을 협의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그렇죠. 한 번도 없고…]

재단에 많은 권한을 보장하는 사립학교법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번에 다시 18가지 비리 문제가 확인됐지만 또다시 이런 제도적인 허점 때문에 솜방망이 처벌로 끝날 수가 있어요.]

학교 측은 교사 채용과 관련해서는 개인정보가 담긴 서류라 파쇄했고, 구청 보조금도 학생들 프로그램에 썼다고 해명했습니다.

[서울공연예술고 교장 : 감사 처분 결과가 저희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우리 학교가 잘되고 가족이 있다 보니까 족벌이라는 프레임을 갖고 의도한 대로…]

(영상디자인 : 이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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