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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네, 이놈!"에 웃음…민속촌의 즐거운 변신

입력 2015-03-18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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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7일) 밀착카메라, 전주 한옥촌이 국적 불명의 먹거리 상술로 물든 모습을 보도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곳도 있습니다. 우리 전통 문화를 참신하고 익살스럽게 체험할 수 있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곳입니다. 사람은 똑같이 많이 몰리지만, 몰리는 이유는 어제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밀착카메라, 김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렇게 사또, 그리고 구미호. 여기는 드라마 촬영장이 아닙니다. 경기도 용인의 한 민속테마파크인데요.

옛날 이야기 속에 등장할 법한 이런 인물들이 잠시 뒤면 이곳을 방문한 관람객들을 만나러 간다고 합니다. 지금 그 현장, 함께 가보겠습니다.

이곳에서 당황은 금물입니다.

거지가 길을 막아서면, 이 남성처럼 대응하면 됩니다.

[(아이고 나으리. 아이고 나으리.)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이 기특하구나. (제가 일주일 동안 밥을 못 먹고 있습니다.) 그럴 줄 알고 먹을 것을 가져왔느니라. 침을 묻히고 먹지는 말거라.]

약장수의 호객행위엔 같이 춤을 추며 맞장구칩니다.

몽둥이 든 양반이 호통칠수록, 사람들 웃음도 커집니다.

[커플이야? 떨어져, 떨어져. 감히 조선시대에.]

화공 소녀와 길거리 화백이 그려주는 초상화는 긴 줄을 서야 받을 수 있습니다.

[조아연/경기 오산시 : 너무 못생기게 그려 가지고 짜증 나요. 그래도 재밌어요.]

조선시대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7,80년대를 떠올릴 만한 풍경이 이 안에 있다고 해서 들어가 보겠습니다.

여기도 2, 30명 되는 분들이 들어와 계신데요. 옛날식 교실을 있는 그대로 복원해 놓은 모습입니다. 앞에 주번 완장을 찬 분이 계시고, 이쪽에는 한번쯤 학생들이 받아보고 싶어했던 각종 개근상장이나 표창장이 옛날 모습 그대로 전시돼 있는 모습입니다.

이때 익숙한 구령이 들립니다.

일선 학교에선 15년 전 사라진 국민체조 음악입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절로 동작이 나옵니다.

유독 긴장감이 감도는 곳도 있습니다.

이렇게 웬 대문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게 보이실 겁니다. 어렸을 때 이렇게 초인종이 있는 집 앞은 아이들의 집중적인 장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는데요, 지금도 한 아이가 벨을 누르고 있는데 이 벨을 누르면 어떻게 되는지 저도 한번 눌러보겠습니다.

어김없이 울리는 "이놈" 소리.

'이놈 아저씨'가 벌을 주는 데는 어른 아이 따로 없습니다.

이렇게 코앞에서 들키기도 합니다.

그 재미에 아저씨의 대문 앞은 늘 장사진입니다.

22살의 한 아르바이트생 덕분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유태영/민속촌 아르바이트생 : 나갈 때마다 체력 소비가 큰데 재밌게 해드리고 싶은데… (그래도 재밌나요?) 네, 사람들한테 호통치면서 사람들이 즐거워하니까요.]

이곳의 다양한 인물들은 모두 아르바이트생들이 연기합니다.

일하는 재미가 입소문을 타면서 새 아르바이트의 경쟁률이 60대 1을 기록했습니다.

여기는 민속촌 아르바이트 오디션 현장입니다. 1차 오디션 대기장소라고 되어 있습니다.

웬 오디션이냐 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제 뒤로 보이는 것처럼 독특한 분장과 옷을 입은 젊은이들 수십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2분 안에 자신을 표현해야 하는 지원자들.

심사위원 앞에서 비장의 무기를 선보입니다.

관건은 순발력입니다.

[어우, 사탕은 없느냐.]

1차 합격자가 가려질 시간.

[모두 조용히 하시고, 합격자를 발표하겠소.]

아르바이트 당락에 울고 웃지만, 그만큼 큰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정후/민속촌 아르바이트 : 저는 뮤지컬 배우를 지망하고 있어요. 애드리브가 많이 늘기도 하고, 관객들 앞에 섰을 때 떨리고 긴장되는 걸 해소할 수 있는 기회인 거 같아요.]

뜸해졌던 관람객 수도 아르바이트생들의 활약과 함께 급증 추세입니다.

[황선집/한국민속촌 마케팅 담당 : 2012년에는 주 관람객이 중장년층이었는데, 2014년 작년에 주 관람객층인 20~30대가 80% 증가했습니다.]

처음엔 낯설어 하던 관람객들도 이렇게 함께 어우러지면서 금세 즐거워하는 표정입니다. 그리고 저런 연기의 꿈을 키워나가는, 이쪽에도 있는데요, 이런 아르바이트생들도 남다른 기회를 갖게 되면서 행복해하는 듯합니다.

이렇게 서로가 윈-윈 하고 있는 유쾌한 현장에서, 밀착카메라 김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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