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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 입증 먼 길…3명 중 2명 '만성적 울분'

입력 2019-03-15 09:33 수정 2019-03-1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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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소호흡기에 평생 의존해서 살아야 하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피해를 입은 100가구의 실태 조사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는데 3명 가운데 2명은 만성적인 '울분' 상태를 겪고 있었습니다. 피해를 인정 받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류정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0년 전, 감기에 잘 걸리는 5살 배기 아이를 위해 엄마는 가습기 살균제를 썼습니다.

하지만 아이 뿐 아니라 본인도 폐질환을 앓게 됐습니다.

최근엔 코 주변과 눈에도 병이 생긴 아이를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집니다.

[이은영/가습기살균제 피해자 : 아이한테 미안하고 면목이 없고… 나 때문이 아니라는 생각을 주변에서 하라고 그래요. 그런데 할 수가 없어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100가구를 조사한 결과, 좌절과 굴욕감에 시달리는 이른바 '만성적 울분' 상태인 사람이 성인 피해자 3명 중 2명 꼴로 조사됐습니다.

그 중 1명은 정도가 중한 상태였습니다.

특히 피해를 인정받기 힘든 상황 등이 이들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정부는 심각한 폐질환에 한해서만 피해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스스로 피해를 입증해야 하고 판정에 드는 시간만 평균 1년 이상으로 깁니다.

[오동진/가습기살균제 피해자 : 왜 2년 동안 걸려서 이 지경을 만드냐… 울분과 아주 격노와, 미치고 환장하겠다는 거예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가습기 살균제 증후군'이라는 개념을 도입할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보다 폭넓게 피해를 인정하고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SK케미칼 임원 4명은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의 안전에 관한 자료를 고의로 은폐한 혐의로 법원에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았습니다.

(영상디자인 : 곽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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