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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3차 감염까지…사스 때보다 '방역 뒷걸음'

입력 2015-06-02 21:33 수정 2015-06-0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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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없을 것이라던 사망자와 없을 것이라던 3차 감염자가 이미 나온 상황이 됐습니다. 신종 전염병이 확산 될 때 마다 정부의 초기 대응이 이렇게 문제가 됐는데요, 이번에는 과거의 사스나 신종플루 때보다 훨씬 더 허술했고 우왕좌왕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신종플루 국내 첫 사망자가 발생한 건 지난 2009년 8월 15일입니다.

50대 남성은 사망 일주일 전 몸에 열이나 보건소에 방문했지만 기침과 같은 호흡기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그대로 집에 돌아갔습니다.

그는 사망 사흘 전에야 신종플루 의심환자로 분류돼 타미플루를 받았습니다.

이번 메르스 사태는 더욱 심각합니다.

첫 환자인 68살 이모 씨는 지난달 11일 기침과 발열 등 증상을 보였지만 확진 때까지 병의원 4곳을 옮겨야만 했습니다.

다른 의심 환자들에게도 비슷한 상황은 이어졌습니다.

감염 의심자인줄 알면서도 별도의 관리 없이 자가 격리를 하게 한 것도 사태를 키웠습니다.

[최재욱 교수/고려대 의과대학 : 자가격리가 소중한 가족들을 전염시키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지역사회에 전염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적절한 정책이었는지 생각해 봐야 하고.]

전 세계적으로 사스가 대유행했던 건 지난 2003년입니다.

국립보건원은 그해 8월 2차 감염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시나리오를 세웠습니다.

최대 3800여 명까지 환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추측했지만 사스 확진 환자는 국내에서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당시 보건당국이 사스 발병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섰고, 다행히 국내로 바이러스 유입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반대였습니다.

무엇보다 전염력이 낮다고 판단한 보건당국이 메르스 확산에 안이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문섭 소장/메르스 백신 연구업체 : 만약에 변이가 되면 사스처럼 될 수 있다는 게 중요한 거죠. 변이가 됐다면 진짜로 위험할 수 있다는 거죠.]

보건당국은 메르스가 환자 1명당 2차 감염자 숫자가 0.7명꼴로 전염력은 약한 질병이라고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국내 첫 감염자 1명이 22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면서 유례없이 빠른 전파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염력이 낮다며 준비를 하지 않은 탓에 격리 대상자를 소수로 제한했고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3차 감염 사태까지 불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성한 교수/울산의대 감염내과 : 1~2미터 내로 근접한 대상자만 처음에 관찰 대상자로 삼았던 게 현재와 같이 환자 수와 접촉 대상자 수가 늘어난 원인입니다.]

정부는 지난 2013년 메르스 중앙 방역 대책반을 만들었습니다.

메르스 국내 유입에 대한 대비와 의심 신고 사례 대응 활동을 했지만 정작 상황이 발생하자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첫번째 환자와 같은 병실에서 4시간 동안 머무른 44살 김모 씨는 아무런 제약 없이 중국으로 출장까지 갔습니다.

출국 다음에야 보건당국은 이러한 사실을 알았고 김 씨는 중국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설대우 교수/중앙대 약학대학 : 대응 메뉴얼과 규칙, 역학조사가 담겨 있는 상세한 대응전략이 짜였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지 않았나.]

허술한 방역 관리 때문에 주변국까지 위험에 노출시켰다는 국제적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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