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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엔저 효과' 업고 가격인하·투자 활발

입력 2015-04-29 09:58

가격인하-R&D-설비투자·M&A로 미래경쟁력 창출
韓 기업엔 이중 부담…"기술력·투자 전략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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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인하-R&D-설비투자·M&A로 미래경쟁력 창출
韓 기업엔 이중 부담…"기술력·투자 전략 대응 필요"

일본 기업들이 엔저(엔화 약세) 효과로 수익구조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와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가격인하와 대규모 연구·개발(R&D) 및 설비 투자,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서고 있어 한국 수출기업엔 이중으로 경고등이 켜졌다.

29일 무역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세계 수출액은 달러 기준으로 2012년 7984억 달러에서 2013년 7148억 달러, 지난해 6909억 달러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반면 엔화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63조7000억엔, 69조8000억엔, 73조1000억엔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엔저 현상으로 엔화 기준의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가 났기 때문이다.

KOTRA 관계자는 "엔저는 일본기업의 엔화 기준 매출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와 일본 기업의 수익구조를 개선하는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본 기업의 사내 유보금도 사상 최대치인 328조엔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지난 20년에 걸친 장기 디플레이션으로 '돈을 쓰지 않는 경영' 마인드가 뿌리깊게 잡혀있는데다 엔고 때 구조조정과 신규투자 보류 등으로 유보금을 축적해왔다. 이에 더해 최근 엔저로 수익 구조 개선 효과까지 보고 있는 것이다.

일본 기업들은 이같은 수익구조 개선 덕에 다양한 경영전략을 전개하며 경쟁 국가 수출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우선 엔저에 힘입은 가격인하 정책이다. 닛산은 독일에서 판매가를 2000~4000유로 인하하고 마츠다는 신차 구입시 옛 차량에 대해 3000유로를 지급하는 적극적인 판촉 활동을 진행했다. 좀처럼 가격인하를 하지 않는 소니도 싱가포르에서 중저가 휴대폰을 중심으로 가격 인하 판매를 실시했다.

일본 글로벌 기업이 이윤 우선 기조에서 글로벌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수출가격 인하폭을 확대하면 한국 수출기업은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일본 기업들은 R&D 투자를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도요타는 올해 판매 목표를 전년도 목표였던 1022만 대보다 적은 1015만대로 설정했다. 대신 신흥국을 대상으로 한 전략차를 11년 만에 쇄신하는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양적 성장을 멈추고 R&D 투자 등 질적 성장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조치"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가격인하보다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생산거점 U턴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내수용 해외생산 40여종을 국내 생산으로 전환했고 캐논은 40% 정도 되는 국내 생산을 2~3년 내에 60%로 늘릴 방침이다. TDK는 스마트폰·자동차용 전자부품 생산을 순차적으로 일본 생산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KOTRA 관계자는 "생산거점 회귀는 해외생산기지의 인건비 상승 등 엔저 장기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기술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일본 내에서는 신속한 납품이 가능해진다"고 분석했다.

일본 기업들은 대규모 설비투자와 거대 M&A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소니는 1050억엔을 투자해 나가사키 테크놀로지센터 설비를 강화하고 도요타는 1000억엔을 들여 11년 만에 신흥국을 대상으로 한 전략차종을 내놓는 중이다. 미츠이 부동산은 1500억엔을 투자해 뉴욕에 지상 51층짜리 건물 '55 허드슨 야드'(가칭)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일본우정그룹은 6200억엔 규모의 호주 물류기업 톨(Toll) 홀딩스 매수 계획을 밝혔고 캐논은 3337억엔을 들여 스웨덴 네트워크 비디오 전문기업 Axis를 인수하기로 했다.

KOTRA 관계자는 "엔저 현상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 기업은 앞선 기술력으로 트렌드를 주도해야 한다"며 "고수익 제품으로 전략 제품군을 설정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대내외 환경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과감한 투자와 R&D 등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고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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