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봉사단체 이름을 내걸고, 보조금 수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7년 동안 3억원 넘는 돈을 받았는데, 이중에 99.9%를 빼돌렸습니다. 그동안 돈을 내준 기관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정진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충북 청주의 한 교통봉사단체. 이 단체 간부 58살 권모 씨 등 9명은 지난 2008년부터 충청북도와 청주시, 충북교육청으로부터 매년 5천만 원 이상씩 보조금을 받았습니다.
어린이와 노인 대상 교통안전교육을 위한 강사비와 교재비 명목이었습니다.
이들은 이곳에서 교통안전교육을 진행한 것처럼 꾸며 지난 7년 동안 보조금 3억5765만 원을 가로챘습니다.
그동안 이 단체가 받은 전체 보조금은 3억5800만 원. 이중 단 35만 원만 정상적인 활동에 쓰였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관련 업체에 비용이 발생한 것처럼 돈을 입금한 뒤 현금으로 되돌려 받았고, 지인을 강사로 올려 돈만 챙겼습니다.
교재는 매년 표지만 교체했습니다.
빼돌린 돈은 급여와 경조사비, 개인 범칙금 등을 납부하는데 사용됐습니다.
[봉사단체 관계자 : 이렇게 처리하면 된다고 해서, 그분(간부) 지시한 대로 처리한 거죠.]
7년 동안 똑같은 일이 반복됐지만, 돈을 준 기관에선 전혀 몰랐습니다.
[이규성/충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 서류만 검토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수월하게 넘어가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기관에서 몰랐던 걸로 판단됩니다.]
경찰은 이 단체 간부 9명을 횡령 혐의로 입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