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암호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2급 군사기밀이 해킹 위험에 노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엔 국방부가 암호장비의 결함을 알면서도 숨겨왔다는 문건과 관계자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봉지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JTBC가 입수한 국방부 내부 문건입니다.
"PC 암호장비 MDH-05B 시험 결과, 평문 통신 가능성이 일부 식별됐다"고 돼 있습니다.
군사기밀을 암호로 바꿔주는 장비가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해킹 위험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암호장비 MDH-05B는 육·해·공군 대다수 보안 PC에 장착돼 있습니다.
또 다른 국방부 문건에도 오류 가능성이 언급돼 있습니다.
이런 결함들이 발견돼 국방부에 보고됐지만, 묵살됐다는 군 핵심 관계자의 증언도 나왔습니다.
[군 관계자 : 그때도 (결함이 발견돼) 건의가 됐었고. 그런데 크게 이슈화가 되지 않았고. 국방부 보고 자리에도 올라갔지만 묻히는 걸로 갔죠.]
자칫 군 작전망 전체가 먹통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졌습니다.
[군 관계자 : 이건 작전망에 쓰이는 (암호) 장비입니다. (암호화가 안 되면) 작전망을 어떤 시점에서 다 죽여버릴 수가 있어요.]
그러나 국방부는 자세한 설명 없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위용섭 부대변인/국방부 : 모든 암호장비는 해킹 및 감청 위협에 대한 안정성이 확보돼 있는 상태로 전혀 문제없이 운용되고 있습니다.]
JTBC 취재결과 국방부는 지난해 12월부터 3차례의 관계기관 합동 시험 결과,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통해 오류를 해결하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실패했고, 해킹 위험에 별다른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