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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4년 전 대표팀 구타 첫 폭로…변천사 선수

입력 2018-12-18 21:01 수정 2018-12-1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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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20) / 진행 : 손석희


[앵커]
 

심석희 선수는 고질적인 그리고 계속되는 폭력을 이제는 끊고 싶어서 용기를 냈다고 했습니다. 이 고백에 14년 전 같은 아픔을 겪었던 선수가 또 용기를 내서 저희와 인터뷰에 응해 줬습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2004년 당시에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단 구타 파문의 피해자였던 변천사 선수가 지금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변천사 선수는 2004년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의 폭행 사실을 외부로 알린 인물이기도 합니다. 여보세요.

[변천사/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 안녕하세요.]

[앵커]

고맙습니다.

[변천사/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 아닙니다.]

[앵커]

어제(17일) 심석희 선수 뉴스를 보시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을 것 같은데 어떤 생각이 드셨을까요?

[변천사/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 사실 평창올림픽 때부터 이런 뉴스를 많이 봤었고 또 현장에서 석희를 보면서 또 굉장히 마음이 아팠었는데 어제 뉴스에서 석희가 직접 이제 법원에 가서 의견 진술을 했다는 것을 보고 좀 많이 놀랐어요. 그리고 또 이렇게 언론에서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보고 더 마음이 아팠던 것 같아요. 마치 석희가 죄인인 것처럼 너무 이렇게 위축돼 있고 이런 것을 보면서 정말 가슴이 아팠던 것 같아요.]

[앵커]

2004년에 처음으로 이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그로부터 14년 동안 이것이 어찌 보면 이제 묻혀 있었던 것이고 그래서 더 안타까운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2004년 당시에 선수들이 빙상연맹에 제출했던 내용을 봤는데 아이스하키채로 맞아서 온몸에 멍이 들기 일쑤였다, 또 체벌 당하던 선수가 쓰러져도 계속 때렸다, 이런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벌써 14년 전이고요. 심석희 선수가 털어놓은 내용과 또 너무 비슷하기도 해서 사실 좀 충격적이기는 했습니다, 듣는 사람들은.

[변천사/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 사실 그때 당시에 언론에 나왔던 것보다 실제로는 더 심했었거든요. 언론에는 사실 너무 일부분만 나왔던 것이고. 그런데 이제 정말 무려 14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이 아직도 정말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너무 놀라웠고 저도 그때 당시에 후배들이 나처럼은 안 됐으면 좋겠다라는 그런 마음으로 좀 용기를 냈던 것이었거든요. 그런데도 아직도 이런 일이 있어서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앵커]

제가 이 질문을 드릴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일단은 좀 드리는데 답변은 안하셔도 됩니다.

[변천사/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 말씀해 주세요.]

[앵커]

아까 말씀하실 때 그 당시에 공개했던 내용보다 더 심한 폭력행위가 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혹시 그것을 말씀해 주실 수도 있나요? 그러니까 말씀하심으로써 오히려 상처가 깊어진다면 답변 안 하셔도 되고요.

[변천사/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 일단 어떠한 도구로도 굉장히 많은 폭행을 당했었고 도구가 아니더라도 손이라든지 이런 발로 찬다든지 머리를 잡고 저희를 세게 집어던진다든지 그런, 그랬었죠. 이야기하기도 어렵지만 그랬던 것 같아요.]

[앵커]

머리를 잡고 집어던졌다라는 표현을 제가 들은 것이 맞습니까?

[변천사/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 네, 맞아요.]

[앵커]

네. 사실 상식적으로는 잘 이해가 안 가는 그런 상황, 물론 이제 체육계에서 그런 폭력이 있었다라는 것은 저희들이 건네 듣고 건네 듣고 해서 알기는 알지만 그런 정도까지 가능하다라는 것은 사실 좀 의외이기는 합니다.

[변천사/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 그랬기 때문에 그때 당시에 저를 비롯한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정말 견디고 견디고 참고 참고 참다가 선수촌을 나오게 됐던 것이었고요.]

[앵커]

왜 나올 수밖에 없었을까요? 다른 해결 방법은 없었을까요? 다시 말하면 그런 폭로가, 주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변천사/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 일단 2004년 그때 당시에는 시대적 상황이라든지 그런 것이 운동선수는 맞으면서 할 수도 있지라는 그런 인식들이 좀 더 강했어요. 물론 지금은 많이 상황이 변했지만 그때 당시는 그랬기 때문에 또 어디에 얘기를 한다고 해도 쉽게 해결되거나 그런 것이 아니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 그때 선수촌 안에 같이 있었던 코치 선생님들이 이것을 밖에 말하면 가만 두지 않겠다, 그런 식으로 하니까 그때 당시에는 제가 고등학생이고 하니까 너무 무서운 거예요. 그리고 정말 심하게는 너희가 이것을 말하면 너희 앞으로 어디를 가든 끝까지 쫓아가서 너희 망치게 할 거다, 이렇게 말을 하니까 정말 그럴 것 같은 거예요. 그리고 어쨌든 그때 당시에도 꿈이 있잖아요. 올림픽이라는 꿈이 있고 하니까 또 그것을 쉽게 못 했는데 그것을 그렇게 계속해서 참고 참다 보니까 그냥 그때 당시는 우리는 이제 못 하겠다. 정말 선수 못 하겠다, 정말 못 하겠다. 이러다 우리 다 죽는다. 그렇게 나오게 됐던 것 같아요.]

[앵커]

실제로 그만둔 선수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변천사/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 네, 그렇게 일단 그때 같이 훈련했던 국가대표 동료들 중에서도 그때 폭행 피해라든지 정신적 피해가 워낙 커서 그렇게 국가대표 생활을 그때로 끝을 내고 이렇게 그냥 국내에서 이런 선수 생활 좀 하다가 그만둔 선수들도 있고요. 그리고 올림픽에 출전을 했다고 해도 사실 저만 해도 벌써 14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때 기억이 너무 아직도 또렷이 기억이 나거든요. 그렇게 다들 정신적으로 많은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앵커]

폭행과 협박으로 이루어진 그 메달이 과연 무슨 가치가 있고 무슨 의미가 있는가. 물론 이렇게 제가 함부로 말씀드릴 내용은 아니기는 합니다마는. 선수들의 금메달은 그만큼 값진 것이기는 합니다마는, 그 뒤안길에 있는 이런 폭행과 협박이라는 것이 그 가치를 상당 부분 떨어뜨려버리는 그런 안타까움 같은 것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렇게 바깥으로 얘기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고 그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 오늘 다시 나서서 인터뷰하시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 같은데 왜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셨습니까? 마지막 질문입니다.

[변천사/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 일단은 저도 14년 전에 그렇게 언론에 나오게 함으로써 그 이후에 정말 많이 힘들었거든요. 아무래도 문제화시킨 사람이었기 때문에 정말 많이 힘들었고 그 이후에 운동을 그만두고 나서도 이런 스포츠 관련 업종에 종사를 할 때도 사실 힘든 부분들이 있었어요. 그렇지만 단 한 번도 제 선택을 후회해 본 적이 없고 오히려 석희를 보면서 나도 석희처럼 조금 더 차라리 조금 더 용기를 내지 못했을까 이런 후회를 하게 됐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석희가 직접 이제 저번에 가서 의견 진술까지 하는 모습을 보고 또 제가 큰힘까지는 못 돼 주겠지만 석희한테도 좀 힘을 주고 싶었고 다시는 정말 우리 이후로 후배들이 이런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저도 용기를 내게 되었던 것 같아요.]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겠습니다.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였던 변천사 선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변천사/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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