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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숲 훼손 논란' 휩싸인 제주 비자림로는?

입력 2018-08-10 16:04

비자림 지나는 지방도 1112호선…'가장 아름다운 도로' 영예
과거에도 다른 구간 공사 추진하다 훼손 논란에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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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지나는 지방도 1112호선…'가장 아름다운 도로' 영예
과거에도 다른 구간 공사 추진하다 훼손 논란에 철회

'삼나무숲 훼손 논란' 휩싸인 제주 비자림로는?

최근 도로 확장공사로 환경파괴 논란이 불거진 제주 비자림로는 빽빽한 삼나무 군락이 연출하는 아름다운 경관으로 유명한 길이다.

비자림로(지방도 1112호선)는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평대초교 앞 일주도로에서 한라산횡단도로인 516도로까지 이어지는 길이 27.3㎞의 왕복 2차선 도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비자나무 군락지 '비자림' 옆을 지나서 비자림로로 이름 붙여졌다. 가을 억새 명소로 인기가 많은 산굼부리와 구좌읍 중산간 일대 오름 등도 지난다.

비자림로는 도로 양옆으로 빽빽하고 울창하게 자라 병풍처럼 늘어선 삼나무숲 경관이 아름다워 드라이브 코스로 사랑받는다.

2002년에는 당시 건설교통부 주관 평가에서 전국 각지에서 추천된 88개 도로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돼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그룹 지오디가 정규 4집 앨범 재킷 사진과 타이틀곡 '길' 뮤직비디오를 비자림로와 이 일대에서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각종 영화, 화보, 광고, 웨딩 스냅사진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구좌읍 평대리 부근에서 중산간 도로가 만나는 송당리까지 구간 곳곳에는 왕벚나무 가로수가 심겨 있어서 봄철에는 연분홍빛으로 물들기도 한다.

도로 공사로 인한 비자림로 훼손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에는 비자림로 중 제주시 절물휴양림 입구 삼거리에서 516도로에 이르는 길이 1.7㎞ 구간을 너비 12∼15m에서 20∼25m로 넓히고, 직선 도로화하는 도로 구조 개선사업이 추진됐다.

도로 너비가 좁고, 일부분이 S자형으로 구부러진 데다가 높낮이가 심한 탓에 교통사고 위험이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사업이 시행되면 도로변의 높이 10m 안팎 삼나무 190여 그루와 곰솔 210그루, 편백 50그루, 상수리나무 150그루, 졸참나무 70그루, 때죽나무 40그루, 단풍나무 30그루 등 보호할 가치가 있는 700여 그루의 나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도는 삼나무는 너무 커서, 곰솔 나무는 소나무재선충병 때문에 이식할 수 없어 그대로 베어내려고 했다. 나머지 나무들만 다른 곳으로 옮겨 심을 계획이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 등의 반발이 잇따랐고, 당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우근민 제주지사의 지사직 인수위원회가 도에 사업 중단을 요청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최근에는 도가 이 도로의 다른 구간 삼나무 숲길 확장공사를 추진하다 제동이 걸렸다. 비자림로 중 대천동 교차로∼금백조로 입구 2.9㎞ 구간을 왕복 2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하는 공사를 추진, 삼나무를 베어내다 또다시 아름다운 경관을 헤친다는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에 부딪혔다.

도는 합리적 대안을 마련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공사구간 내 삼나무군락지 길이 800m 중 500m 부분에 있는 915그루의 삼나무는 이미 잘려나갔다. 전체 벌채 계획 2천420그루의 37.8%에 해당한다.

다만 이번에는 양상이 조금 달라졌다. 시민사회단체는 전면중단을 요구하지만, 성산읍 지역 주민들은 숙원사업이라며 계속 공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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