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북미정상회담 한 달…종전선언, 비핵화 회담 첫 승부처로 부상

입력 2018-07-10 14:09

북, 안전보장 차원 종전선언 드라이브…미, 후속여파 고려 속도조절
중국 참여하면 복잡성 커질 듯…"중국과도 물밑 채널 가동해야" 지적도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트위터

북, 안전보장 차원 종전선언 드라이브…미, 후속여파 고려 속도조절
중국 참여하면 복잡성 커질 듯…"중국과도 물밑 채널 가동해야" 지적도

북미정상회담 한 달…종전선언, 비핵화 회담 첫 승부처로 부상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 10일로 한 달이 가까워진 가운데 한국전쟁의 종전선언 문제가 핵심쟁점으로 부상한 형국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6∼7일 방북을 통한 북미 고위급 회담 이후 북한은 종전선언을 핫이슈화한 모양새다.

4·27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인 판문점선언에 '연내 종전선언'이 명시됐으나, 북한은 그동안 이를 쟁점화하지 않았다가 갑자기 꺼내들었다.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간 회담 직후 외무성 대변인 담화 형식으로 "(미국은) 조선반도 평화체제구축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이미 합의된 종전선언문제까지 이러저러한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뒤로 미루어놓으려는 입장을 취했다"고 미국을 직접 겨냥했다.

북한은 종전선언이 한반도 신뢰 구축과 평화 보장의 첫걸음으로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더 열의를 보였던 문제였다고 강조했다.

북한으로선 북미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대로 비핵화 조처를 해가는 상황에서 미국이 상응 조치로서 최소한 종전선언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종전선언은 비록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선언이라고 할지라도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전환되는 중간 단계에서 국제적인 대북 안전보장책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종전선언에 대해 큰 관심을 두는 이유다.

북미정상회담 이전 트럼프 대통령도 여러차례 남북미 3자 종전선언 언급을 함으로써 기대감을 부풀린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 후 첫 고위급 회담에 나섰던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 논의 워킹그룹 구성 합의,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 방법 협의 후속회담, 12일께 판문점서 미군유해 송환 논의 합의 등을 거론하면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했으나,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종전선언에 대해 북미 간 입장 차이가 분명함을 보여준다.

우선 북한은 정치적 선언의 형태로 한반도에서 전쟁 종식을 선언하고 전쟁 재발 방지에 대한 확약을 담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남북미 정상들이 참여해 국제사회에 이를 선언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안보위협 해소를 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기반을 닦자는 것이다.

북한이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한미 양국의 연합군사훈련 유예 조치와 관련해 "모든 병력을 종전의 자기 위치에 그대로 두고 있는 상태에서 연습이라는 한 개 동작만을 일시적으로 중지한 것은 언제이건 임의의 순간에 재개될 수 있는 극히 가역적인 조치"라고 밝힌 대목을 눈여겨볼 필요도 있다. 적어도 종전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불가역적 상태로 만들자는 의도가 담겨 있어 보인다.

사실 종전선언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사안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종전선언 드라이브'는 크게 낯설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5월 27일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이런 언급 역시 종전선언이라는 정치적 선언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으며, 북미정상회담에 이은 남북미 정상회담으로 비핵화에 속도를 내려는 뜻도 담겼다고 할 수 있다.

비핵화 협상에 정통한 전직 고위관료는 "2006년 11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이 합의한 남북미 종전선언도 협정보다는 정치적 선언을 염두에 뒀었다"며 "이 정신이 10·4선언을 거쳐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의 이런 생각에 동의했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직전이 지난달 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북미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 종전 합의에 서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알다시피 이것은 첫걸음이다. 합의 이후에 일어나는 일이 진짜로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측은 실무진의 검토를 거치면서 종전선언이 가져올 수 있는 파장에 무게를 더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종전협정 수준까지 고려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일단 종전선언을 발표하면 북한을 더는 적국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그러면 한국전쟁 이후 만들어진 적성국 교역금지법 상의 북한에 대한 제재의 기반이 상실될 수도 있다. 따라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종전선언을 했을 때 생겨날 수 있는 한미동맹 사안의 변화도 실무진에서 염두에 두는 사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전체제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시스템, 주한미군 문제나 유엔군 사령부 등이 전반적으로 재검토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미국이 종전선언에 미적대는 사이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남북미 종전선언에는 빠져도 이해할 수 있지만, 평화협정 논의과정에는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종전선언에도 참여하겠다는 쪽으로 바뀌는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추진해 왔지만, 무역·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중국이 끼어들면 복잡한 국면이 조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중국은 중국 무역에 대한 우리의 태도 때문에 북한에 부정적 압력을 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길 바란다!"고 말한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이해된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정부는 미국과 다양한 채널의 소통을 강화해 종전선언으로 견인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더불어 중국과 물밑채널 등을 가동해 한반도에서 안정적 상황관리를 위한 협력을 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JTBC 핫클릭

키워드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