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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재계 측 "경기 불확실성에 사내유보금 늘리는 추세"

입력 2014-07-17 22:37 수정 2014-07-17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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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업에 잠겨 있는 여윳돈을 강제로라도 풀어서 시장에 흘러가게 하겠다. 최근 정부가 사내 유보금에 대한 과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이유입니다. 이에 대해 기업들은 세금을 매기는 것도 부당하지만, 매긴다 하더라도 자금의 선순환 효과를 거두긴 어렵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전경련의 송원근 경제본부장이 화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잠시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나와 계십니까?

[송원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1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이 500조 원. 5년 사이에 2배 늘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사내유보금이 다 현금은 아니지 않으냐, 그중에 한 20%만 현금이다,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 사실입니까?

[송원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네, 그렇습니다.]

[앵커]

나머지 80%는 뭡니까?

[송원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나머지 80%는 유무형자산이나 재고자산에 이미 투자되어 있는 것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투자되어 있다는 것은 어떤 뜻인가요? 투자해서 거기서 다시 이익을 거두어들이고 있다는 얘기인가요?

[송원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사내유보금이라는 것이 회계적인 개념입니다. 그래서 이익잉여금을 얘기하는데 이익잉여금이라는 것은 이익이 남은 것 중에서 세금이나 배당을 제외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은 현금성 자산으로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요, 기타 공장이나 토지, 기계설비, 영업권 이런 형태의 유무형 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것들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앵커]

기계설비나 영업권 등이면, 예를 들어서 기계설비라면 기계가 돌아가서 그것이 이익을 내야 되는 것이고 영업권이라면 그 영업권에 따른 수익이 있어야 되는 것인데, 그럼 거기에 대한 세금은 내고 계십니까?

[송원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거기에 대한 세금은 이익이 나면 법인세를 내고 있습니다. 법인세를 내고 난 나머지 금액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익이 안 나는 경우도 있나요?

[송원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이익이 안 나는 경우에는 법인세를 내지 않습니다. 법인세를 내지 않는다는 얘기는 이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이익잉여금도 없고 거기에 따라서 사내유보금도 쌓이지 않게 됩니다.]

[앵커]

지금 재계의 주장은 그 80%, 즉 500조 원의 80%는 사내유보금이 아니다, 이렇게 주장하시는 건가요?

[송원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사내유보금의 회계적인 개념입니다마는 그것의 형태는 자산의 형태로 가지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거기서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그건 유보금이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리네요?

[송원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쌓여 있는 것을 얘기합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플로우의 개념이 아니고 스탑의 개념입니다.]

[앵커]

일단은 알겠습니다. 나머지 20%가 현금으로 되어 있다면 100조 원 정도 되는 것 같은데요. 100조 원도 사실은 이게 20%라고 하니까 상대적으로 적다는 착시현상이 있을 수 있지만, 100조 원이라는 돈이 결코 적은 돈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미국의 사내유보금의 3분의 1 수준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시더군요.

[송원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현금성 자산은 그렇습니다. 큰 기업들을 비교해 보면 미국의 3분의 1정도 되고요. 그다음에 글로벌포춘 500대 기업에 들어가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 보면 자산 대비해서 현금성 자산의 비중이 5.7% 정도 됩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평균 8%고요.]

[앵커]

알겠습니다. 100조 원 정도가 현금으로 있다는 것이 그렇게 많은 돈은 아니라고 주장을 하시는 것 같은데요.

[송원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그렇습니다.]

[앵커]

미국 같은 경우는 우리와 경제규모가 한 15배 정도 차이가 나니까, 정확히 비교해서 얘기할 수는 없는 부분도 있겠으나, 우리의 사내유보금이 미국의 경제 규모까지 생각한다면 결코 적은 돈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송원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미국의 경제 규모가 아니라 미국의 기업과 지금 말씀드린 기업, 그다음에 우리 기업들의 규모나 수준을 생각하면 미국의 기업들이 현금성 자산을 더 많이 갖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아무튼 알겠습니다. 그런데 100조 원이라는 돈도 사실 정부 입장에서 보면 투자를 해서라도 돈을 좀 돌게 하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가질 만한데, 거기에 세금을 매기는 것은 이중과세라고 주장하신 바도 있고요. 그러면 세금 자체를 매기는 것에 대해서 철저하게 반대하신다는 말씀이신가요?

[송원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럼 그 100조 원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냥 사내유보금으로 가지고 있는 건가요?

[송원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현금성 자산의 경우는 여러 가지 동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래적인 동기도 있고 그다음 예비적으로…사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현금성 자산은 전세계적으로 기업들이 많이 늘리는 상황입니다. 왜 그러냐 하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인데요, 사실은 불확실성이라든가 예측가능성이 높다면 그 부분에서는 좀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마는 그런 예비적 동기를 가지고 유지하고 있는 것이고요.]

[앵커]

제가 자료를 좀 보니 2002년도 사내유보에 대한 과세제도가 폐지된 이후에 대략 한 3배 이상의 사내유보금을 쌓아두셨더군요, 2002년 전까지는 대개 한 5.8%, 거기서 4.6% 정도로 내려갔다가 2007년, 2008년, 2010년 이때는 뭐 굉장히 높아집니다. 이것이 외환위기 끝나는 시점하고 대략 맞물려가면서 또 중국시장에 개방됐고요. 기업의 어떤 이익이 굉장히 극대화됐던 그런 시기인 것 같습니다.

[송원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 이후부터 굉장히 늘어났는데요. 그러면 그전에는 사내유보금이 그 정도였는데도 버틸 수가 있었다는 얘기인가요?

[송원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그전에는 사실은 우리 기업들의 이익률이 상당히 낮았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에 말씀하셨다시피 그 과세제도가 있지 않았습니까, 사내유보에 대한. 그 사내유보에 대한 과세제도 폐지와 그 이후에 사내유보가 늘어난 것은 사실 인과관계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전의 제도는 비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제도입니다. 그러니까 비상장사에서 배당하지 않고 배당소득세를 회피하기 위해서 사내에 다 쌓아놓는 것에 대해서 세금을 부과했던 것이고요. 그것에 대해서는 사실 세수라든가 아니면 정책효과도 나타나지 않았고 그다음에 IMF의 권고에 따라서 그것은 기업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기 때문에…]

[앵커]

기본적인 문제제기는 사실 이렇다는 걸 알고 계시죠? 그러니까 기업이 돈을 그렇게 쌓아놓고, 물론 뭐 여러 가지 불확실성에 대비한다고 하시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 돈을 예를 들어서 풀라고 했을 때 배당이라든가 이쪽으로 푸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투자를 통해서 새로운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좀 더 진취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는 전부터 많이 나왔었는데요. 투자할 생각은 아직 하지 않고 쌓아두기만 한다는 비난이 많이 있었습니다. 아마 이번 유보금 과세 얘기도 그런 기조하에서 나온 것 같은데, 기업 입장에서는 세금에는 전적으로 반대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정부에서 결국은 과세를 한다면 방법은 없는 것 아닌가요?

[송원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과세를 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과세당하게 되겠죠. 그렇지만 조금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이익이 나서 투자를 하게 되면 그것은 다시 사내유보금이 더 적립되게 됩니다. 업력이 있는 기업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계속 이익을 내고 투자를 내게 되면 사내유보금이 늘어나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내유보금이 높다고 해서 그것에 과세를 한다고 해서 그것이 다시 투자로 이어진다는 것은…]

[앵커]

물론 투자해서 이익을 더 내고 그것이 사내유보금으로 쌓이는 것에 대해서 누가 더 말하지는 않겠죠. 그런데 투자가 없이 사내유보금이 쌓인다는 것에 대해서 비판이 제기되는 거니까요. 그러면 이 질문이 혹시 성립되는지 모르겠는데요. 마지막으로 그냥 질문 드리겠습니다. 사내유보금 과세 그리고 반대편으로 법인세 축소제도의 폐지, 둘 중에 하나를 택하라면 어느 쪽을 택할까요. 이게 너무 우문입니까?

[송원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법인세 축소제도의 폐지라는 것은 무슨 말씀이신가요?]

[앵커]

법인세를 좀 더 늘릴 수 있다는 얘기죠. 그러니까 법인세를 좀 더 과세함으로써 기업들이 세금을 더 내게 하느냐, 아니면 사내유보금에 대해서 과세하느냐. 둘 중에 하나를 택한다면 기업은 어느 쪽을 택할까요?

[송원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둘 다 택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질문 드렸습니다. 알겠습니다. 이건 뭐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 부분을 어느 정도 밀어붙일지는 모르겠는데 추이를 좀 더 보면서 나중에 또 기회가 되면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송원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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