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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고 해진 천막과 리본…동거차도 '20개월의 기록'

입력 2017-03-2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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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참사 해역과 가장 가까운 섬…바로 동거차도입니다. 동거차도에서 유가족들은 20개월째 하루도 빠짐 없이 현장을 지켜 봤죠. 두 번째 봄을 동거차도에서 맞은 끝에 물 밖에 나온 세월호를 만나게 됐습니다.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신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노란 리본을 달아놓은 나무마다 봄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아버지는 오늘(26일)도 지게를 지고 산을 오릅니다.

세월호 인양 작업을 지켜보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좁은 산길을 20분 정도 올라가면 가족들이 머무는 곳이 나옵니다.

원래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곳인데 가족들이 일부러 길을 만든 겁니다.

동거차도 산중턱에 천막이 만들어진 건 2015년 8월. 가족들은 이제 두번째 봄을 맞았습니다.

[신창식/고 신호성 군 아버지 : 아이를 앞세운 죄 많은 부모지만, 아이들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건 이거밖에 없죠.]

인양이 수차례 미뤄지는 동안 동거차도의 풍경도 바뀌었습니다.

노란 리본과 추모 글귀도 바래졌고 천막은 곳곳이 해지고 기울어졌습니다.

참사 해역이 정면으로 보이는 낭떠러지에 달아놓은 플래카드는 거센 바닷바람을 이기지 못해 찢어졌습니다.

'9명의 미수습자를 기다린다'는 글귀마저 희미해진 두번째 봄, 마침내 세월호가 올라왔습니다.

[신창식/고 신호성 군 아버지 : 한마디로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먹먹하고. 한편으론 이렇게 쉽게 올릴 수 있는 것을 어떻게 3년 동안 못 했을까.]

유가족들은 세월호가 떠난 뒤에도 해저면 탐색이 끝날 때까지 천막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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