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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자가검사키트 시약·면봉·설명서 따로 보내고 "알아서 하세요"

입력 2022-02-28 18:06 수정 2022-02-28 18:17

보건교사들 "새 학기 업무 바쁜데 소분, 포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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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들 "새 학기 업무 바쁜데 소분, 포장까지"

"오늘 다른 선생님들의 도움 받아서, 겨우 자가검사키트 소분을 마쳤어요.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할까요?"

서울 성수초등학교 강류교 보건 교사의 목소리는 지쳐있었습니다. 가뜩이나 방역 업무가 많은데 각 학교에 전달된 자가검사키트는 대용량으로 묶여있었습니다. 키트·면봉·설명서 등이 다 각각 포장돼 있었던 겁니다. 이틀 뒤 개학 날, 학생들에게 나눠주려면 키트에 시약·면봉·설명서 등을 한 데 넣어 학생 수 대로 다시 포장해야 했습니다.

 
개학을 앞두고 한 학교로 전달된 자가검사키트. 시약·면봉·설명서 등이 따로 포장돼 있어 교사들이 다시 소분하고 포장해야 한다. 〈사진=제보자〉개학을 앞두고 한 학교로 전달된 자가검사키트. 시약·면봉·설명서 등이 따로 포장돼 있어 교사들이 다시 소분하고 포장해야 한다. 〈사진=제보자〉

강 교사는 "300명이 안 되는 우리 학교에서도 소분과 포장에 약 2시간이 걸렸어요. 학생 수가 더 많은 학교에선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요"라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나마 강 교사는 지난 25일에 미리 자가검사키트를 확보해 오늘 소분을 했습니다. 상당수 학교는 오늘에서야 자가검사키트를 배부받았습니다. 개학일에 학생들에게 자가검사키트를 나눠주고 설명도 해야 하는데, 시간이 빠듯한 겁니다.

또 다른 보건 교사도 "새 학기 준비로 한창 바쁜 교사들에게 공장처럼 포장하고 배부하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성토했습니다.

교육부는 소분과 포장에 필요한 인력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합니다. 소분과 포장만 할 단기 아르바이트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일선 학교에서는 "각 학교별로 공고를 내고 자가검사키트 관련 일만 할 사람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강 교사는 "이미 학교마다 방역 인력이 있고, 이들이 추가로 자가검사키트 소분 일을 하는 방안도 알아봤지만 소용이 없었다"라고 말합니다. 대부분 방역 인력이 주 15시간 미만 근무자라 추가 근로가 어렵습니다. 강 교사는 "이들이 추가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단기라도 마련됐으면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새 학기부터 학생과 교사는 각 가정에서 선제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한 뒤 등교합니다.

3월 1주 차에는 주 1회, 2주 차부터는 매주 2회입니다. 교직원은 일주일에 한 번만 실시합니다. 다만, 의무는 아니고 권고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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