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른 선생님들의 도움 받아서, 겨우 자가검사키트 소분을 마쳤어요.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할까요?"
서울 성수초등학교 강류교 보건 교사의 목소리는 지쳐있었습니다. 가뜩이나 방역 업무가 많은데 각 학교에 전달된 자가검사키트는 대용량으로 묶여있었습니다. 키트·면봉·설명서 등이 다 각각 포장돼 있었던 겁니다. 이틀 뒤 개학 날, 학생들에게 나눠주려면 키트에 시약·면봉·설명서 등을 한 데 넣어 학생 수 대로 다시 포장해야 했습니다.
개학을 앞두고 한 학교로 전달된 자가검사키트. 시약·면봉·설명서 등이 따로 포장돼 있어 교사들이 다시 소분하고 포장해야 한다. 〈사진=제보자〉 강 교사는 "300명이 안 되는 우리 학교에서도 소분과 포장에 약 2시간이 걸렸어요. 학생 수가 더 많은 학교에선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요"라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나마 강 교사는 지난 25일에 미리 자가검사키트를 확보해 오늘 소분을 했습니다. 상당수 학교는 오늘에서야 자가검사키트를 배부받았습니다. 개학일에 학생들에게 자가검사키트를 나눠주고 설명도 해야 하는데, 시간이 빠듯한 겁니다.
또 다른 보건 교사도 "새 학기 준비로 한창 바쁜 교사들에게 공장처럼 포장하고 배부하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성토했습니다.
교육부는 소분과 포장에 필요한 인력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합니다. 소분과 포장만 할 단기 아르바이트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일선 학교에서는 "각 학교별로 공고를 내고 자가검사키트 관련 일만 할 사람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강 교사는 "이미 학교마다 방역 인력이 있고, 이들이 추가로 자가검사키트 소분 일을 하는 방안도 알아봤지만 소용이 없었다"라고 말합니다. 대부분 방역 인력이 주 15시간 미만 근무자라 추가 근로가 어렵습니다. 강 교사는 "이들이 추가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단기라도 마련됐으면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새 학기부터 학생과 교사는 각 가정에서 선제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한 뒤 등교합니다.
3월 1주 차에는 주 1회, 2주 차부터는 매주 2회입니다. 교직원은 일주일에 한 번만 실시합니다. 다만, 의무는 아니고 권고사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