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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어르신'…범죄 유혹에 빠지는 노인 증가

입력 2014-09-0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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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무서운 노인들'이 늘고 있다. 다정다감하지만 한편으론 엄한 이웃집 어르신이 아니라 대놓고 범죄를 저지르는 노인들 얘기다.

노인 범죄는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엔 생계형 범죄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젠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겂없는 노인들도 적지 않다.

4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충북에서 범죄를 저질러 검거된 65세 이상 노인은 2011년 2553명에서 2012년 2111명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2013년 2913명으로 늘었다. 올 들어선 8월 현재 2123명으로 지난해 수치에 육박한다.

범죄 유형도 다양해졌다. 예전에는 생활고에 시달려 생계형 절도 등이 노인 범죄의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강도·폭력 등 강력 범죄를 비롯해 사기·횡령 등 지능 범죄도 늘고 있다.

올해 발생한 노인 범죄를 보면 도로교통법 위반 등 특별법범이 가장 많았다. 폭력과 사기 등의 범죄가 뒤를 이었다.

심각한 것은 5대 강력 범죄도 매년 2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검거된 노인은 2011년 30명, 2012년 29명, 2013년 25명이다. 올해는 벌써 지난해와 같은 25명이 검거됐다.

지난 7월21일에는 이웃집 노인을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빼앗으려 한 A(63)씨가 강도미수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이날 오후 1시45분께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한 아파트 6층에 사는 B(83·여)씨 집에 몰래 들어가 잠을 자던 B씨를 흉기로 위협, 금품을 빼앗으려다가 미수에 그쳤다.

다행히 A씨는 범행 후 20여 분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충격적인 것은 A씨가 B씨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사촌'이란 것이다.

노인 범죄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 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국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충북의 고령화율은 심각한 상황으로 치딛고 있다. 지난해 8월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노인 인구 비율 14% 이상)로 진입한 상태다.

경제적인 빈곤도 이유로 꼽힌다. 생활하는데 힘들다 보니 범죄의 유혹에 쉽게 빠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홀로 사는 노인들이 겪는 소외감, 분노, 외로움 등도 원인이 되고 있다.

노인 범죄는 일본에서는 '폭주 노인'이란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골치를 앓고 있다. 이에 노인 범죄 예방 등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명구 전 청주자활센터장(사회복지학 박사)는 "노인들이 편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사회안전망 등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며 "노인들을 부양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노인 공경과 부양 등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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