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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기록영화는 '김정은=준비된 지도자' 부각용

입력 2012-01-0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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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군총정치국 문건 서명 공개…인간적 면모도 찬양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준비된 지도자'로 인식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새해 들어 `근위서울류경수 제105탱크사단' 시찰과 친필 편지 공개 등으로 `김정은 체제'의 조기안착에 힘써왔는데 이제 그의 후계자 시절까지 공개하며 20대 후반의 지도자를 알리는 데 몰두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조선중앙TV가 김 부위원장의 생일인 8일 방영한 기록영화 `백두의 선군혁명 위업을 계승하시어'를 들 수 있다.

이 영화는 김 부위원장이 2010년 9월 당대표자회를 통해 후계자로 공식 데뷔하기 이전의 활동을 처음 공개했다는 점에서 시선을 끌었다.

북한은 특히 김 부위원장이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인 `선군정치'의 적임자임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가 9일 기록영화를 분석한 결과, 2010년 초부터 김 부위원장의 친필 서명이 들어간 북한 당국의 공식 문건이 10여건이나 됐다. 이들 문건 중 대부분은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 문건이다.

김 부위원장은 2010년 1월19일 인민군 총정치국이 작성한 `백두산 3대 장군의 영도사적을 빛내이기 위한 사업에 한생을 바쳐가고 있는 자료와 대책보고'라는 문건에 `동의합니다'라고 서명했다.

또 2010년 9월5일 총정치국의 미풍에 관한 정치사업 문건에 서명했고, 그해 6월30일에는 총정치국의 보고문건에 `대단히 좋은 일입니다'라고 자신의 평가를 썼다.

문건에서 `동의합니다'라는 표현은 그가 후계자 시절부터 군사 업무에 어떤 방식으로든 관여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과거 김정일 위원장도 1974년 후계자로 결정된 뒤 각 기관이 김일성 주석에게 올리는 보고를 동시에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록영화는 김 부위원장이 2009년 4월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당시 `위성관제 종합지휘소'를 찾은 모습과 탱크에 직접 타고 있는 장면도 보여줬다.

북한은 김 부위원장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중앙TV는 기록영화에서 "모든 것을 인민의 이익의 견지에서 보시고 인민을 위해서라면 천만금도 아끼지 않으시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라고 찬양했다.

기록영화가 김 부위원장이 평양의 개선청년공원을 찾아 놀이기구의 안전성을 직접 점검하는 장면을 보여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의 기록영화 방영은 김 부위원장이 오랫동안 권력 승계를 철저히 준비해왔다고 강조함으로써 `지도자 수업'이 짧다는 대내외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9일 이 기록영화를 "세계가 제대로 알지 못하였을 뿐 조선에서 영도의 계승 작업은 오래전부터 착실히 추진됐다는 것을 사실자료에 근거하여 웅변으로 말해주었다"고 평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조선신보는 또 "적대국의 정부와 언론들은 그 무슨 `경험부족'이니 `다급한 승계과정'이라느니 뭐니 하면서 악담을 늘어놓고 여론을 오도하려 하고 있으나 이번에 공개된 기록영화는 근거없이 유포돼온 횡성수설을 일축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김 부위원장의 찬양가인 `발걸음'에 대해서도 "그 노래는 무슨 선전선동을 위한 창작품이 아니라 현실을 방영한 것이다. 영도가 먼저 있었고 노래가 뒤따라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런 우상화가 권력 장악 면에서 김 부위원장의 불안정한 상황을 보여주준다는 견해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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