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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국 경제 '우울 모드'…'저성장의 늪' 깊어지나?

입력 2016-11-28 14:21

건설투자 한 풀 꺾이고 민간소비 제약 가능성

구조조정으로 인한 고용 한파도 우려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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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투자 한 풀 꺾이고 민간소비 제약 가능성

구조조정으로 인한 고용 한파도 우려 요인

내년 한국 경제 '우울 모드'…'저성장의 늪' 깊어지나?


내년 한국 경제는 가혹한 한 해가 될 듯하다. 올해 추경 등 나랏돈과 건설 투자로 간신히 버텨냈지만 내년에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우선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내수 절벽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300조를 이미 돌파한 가계부채 원리금 부담, 본격적인 금리 상승 도래,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급증의 여파로 성장률은 올해보다 더 낮아질 건 명약관화하다.

그나마 수출이 올해보다 조금 나아질 것이라는 게 위안거리이지만, 미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불똥이 어떻게 튈지 장담할 수 없다.

여기에 불안한 정국 현실이 더해져 정치적 격변이 경제적 안정성을 집어 삼킬 경우 성장률이 2% 이하로 곤두박칠치는 경착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한국 경제가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질 것"이라고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27일 산업연구원은 '2017년 경제산업전망'을 발표하고 내년 우리 경제가 2.5% 내외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 부진은 다소 완화되겠지만 소득 증가세 둔화, 가계부채 부담,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민간소비는 연 2.1%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선방한 건설투자, 내년엔 둔화될 듯

현재 국내 실물경기는 내수가 성장을 이끌어가는 모양새다. 3분기 기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지만 건설투자와 민간소비가 각각 11.9%, 2.6% 증가했다.

경제성장에 있어서 건설투자 의존 구조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3분기까지 누적 기준 건설투자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0.9%로 1993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수출 부진에 따른 성장 둔화를 건설경기 호조가 보전하는 구조다. 특히 주택투자가 건설투자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건설투자는 올해 큰 폭의 증가로 기저효과가 작용하는데다 건설규제 등도 겹치면서 증가세는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주택투자 호조가 최근 가계부채의 높은 증가세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건설투자 의존적 성장구조는 높은 리스크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경기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건설경기가 급랭하면 전체 경기나 가계부채 문제를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계부채부담·구조조정 여파에 민간소비도 제약

민간소비의 경우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9월 소매판매가 1년 전에 비해 0.5% 증가(7월 4.4%→8월 6.1%→9월 0.5%)하는 데 그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성장과 미래소득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고 가계부채 원리금 부담이 늘어나면서 소비성향은 하락 추이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결과'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8로 지난달보다 6.1포인트나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4월(94.2) 이후 7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대출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이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상환하는 분할상환 방식으로 바뀌면서 원리금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더해 조선·해운업 등을 중심으로 한 산업구조조정이 고용 악화를 불러오면서 민간소비를 짓누를 가능성이 크다.

◇경제연구소들, 불안한 전망 쏟아내

이 같은 우려는 산업연구원 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경제연구소들은 내년 내수 위축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는 건설투자가 급증하면서 성장을 이끌어왔지만 이러한 힘은 내년에 크게 약화될 것"이라며 "기존 분양 물량의 건설은 이뤄지겠지만 공급과잉 우려로 신규 분양이 줄면서 건설투자 증가세는 빠르게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용 둔화와 저유가 효과 축소로 가계의 소비여력 역시 낮아질 것이라고 봤다. 정부의 재정정책도 별 소용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연구원은 "정부가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 방어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수년간 지속된 점을 고려할 때 내년 정부지출의 성장기여도가 높아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지난 9월 내놓은 전망에서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부담과 인구고령화 진전, 주거비 부담 등 구조적 요인이 지속적으로 가계의 소비성향을 위축시키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 경제가 예정된 악화 수순을 밟아가는 상황에서 정부를 비롯한 경제 주체들의 대응이 제 때, 적합하게 이뤄질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순실씨 국정농단의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정부의 각종 정책은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연구원은 "내년 경제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대선 등으로 인해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대응은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22일 '2017 한국경제 대전망'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부터는 추경 효과가 사라지고 금리 인하 추세가 멈추면서 본격적으로 장기 저성장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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