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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밑지는 것 같아도…공공의료 '남는장사'

입력 2015-06-23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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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 2부의 문을 엽니다.

"보건소에 구급차가 한 대밖에 없다"

누가 한 말일까요?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이번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한 말입니다. '강남' 소위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가 몰려있다는 지역에서 나온 '공공의료'의 필요성이었죠.

"음압병실도 충분히 갖추겠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국민앞에 머리 숙여 사과했습니다. 놀라웠던 것은 최고의 시스템을 자랑하던 삼성서울병원에 당국의 기준에 따른 음압병실이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남는 장사"

오늘(23일) 앵커브리핑이 주목한 단어입니다.

국내 최고시설을 자랑하는 병원들이 음압병실조차 갖추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시설비 3억 5천만원. 공조기 등 장비비용 약 8400만원. 음압병실에 들어가는 비용입니다.

반면 전염병은 늘 도는 것이 아니지요. 다시 말해 돈이 안 되는 그런 방이었다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전문가들은 대형병원의 기형적 병실구조가 메르스 확산에 한몫을 했다고 지적합니다.

병원들이 보험적용이 안 되는 2-3인실을 만드느라 6인실을 무리하게 쪼갰고 환기장치도 없이 바이러스만 득실대는 병실을 만들었다는 주장입니다.

우리 인구 천명당 병상수는 9.56개입니다. 일본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지만 인구 천명당 공공 병상수는 불과 1.19개.

OECD 24개국 중 꼴찌였습니다. 통계는 우리가 처한 의료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번 메르스 사태의 최전선은 평소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왔던 그 공공의료기관이 지켰습니다. 반대로 진주의료원을 폐업한 경남도의 경우는 의심환자가 무려 120km 떨어진 부산까지 의료피난을 가야했다지요.

불이 날 때를 대비해 소방서가 존재하듯 만약을 위한 '공공의 빈방'을 마련해놓아야 한다는 것. 이번 메르스 사태로 우리는 톡톡히 수업료를 치른 셈입니다.

"복지는 투자다"

얼마 전 뉴스룸에서 만난 다니엘 튜더 전 이코노미스트 기자의 말입니다. 그가 경제지 출신이라는 것이 다시 와닿는 말이기도 하지요.

"투자를 통해 여러분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겠으니 나중에 세금을 많이 낼 수 있을 만큼 성공해서 돌려달라는 것"

복지는, 공공의료는, 공짜도 아니고 무상도 아니고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그리고 언젠가 시민이 다시 돌려받게 되는 것. 다시 말해 지금 당장 밑지는 것 같아도 결국 복지는 '남는 장사'라는 겁니다.

그리고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이런 말도 했더군요.

"메르스 같은 사태가 터지면 민간병원이 안 움직이니 공공병원을 내세운다. 그러나 당시엔 영웅처럼 말하다가 지나가면 잊혀진다"

이번엔 어떨까요. 무엇이 진정 남는 장사인지 우리는 또 잊어버릴 셈인지요.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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