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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한 마네킹, 정체모를 불상…'귀신 아파트' 사연은?

입력 2019-12-24 21:04 수정 2019-12-2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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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 섬뜩한 마네킹과 조형물이 설치돼 있습니다. 주민들은 귀신 아파트란 말까지 하면서 치워달라고 하는데요. 사유지이다 보니까 구청은 아무런 조치도 못 하고 있습니다.

박민규, 김재현 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민규 기자]

자정이 넘은 시각, 한 아파트를 찾았습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불상이 보입니다.

얼굴에 빨간 칠을 한 건 마네킹입니다.

[아파트 주민 : 여자분들은 소리 많이 질러요. (밤에요?) '어머' 막 이러면서 소리 지르고. 제 아들은 오늘 울었고. 다른 아파트 애가 '너희 귀신 아파트'라며 이러고.]

조명을 켜면, 빨간색 해골 모양이 보입니다.

간이화장실까지 이곳에 버려져 있는 건데요.

안쪽은 주민들이 생활하는 아파트 단지입니다.

옆에를 보면 '집단이기주의 민원을 중지하라' 이런 내용의 현수막도 있는데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확인해보겠습니다.

현수막과 조형물이 설치된 건 아파트와 맞닿아 있는 공터입니다.

입구에 '사유지라 들어올 수 없다'고 써놨습니다.

관리인은 종교시설 부지이고, 종교활동을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합니다.

[관리인 : 절이 아니고요. (절이라고 써 있는데요?) 암자인데요. 하도 (민원을) 하니까 여기다 아예 종교시설을 해 버리려고 해요.]

사유지여서 문제가 없고, 민원을 내는 주민이 잘못이라 말합니다.

[관리인 : 법에 어긋났으면 처벌하라 이거예요. 저도 소송할 준비 다 하고 있어요, 솔직히 말해서.]

[김재현 기자]

아파트 안으로 들어와 봤습니다.

낮 시간엔 이렇게 창문 바로 앞으로 플래카드에 적힌 빨간 글귀와 불상들이 내다보입니다.

주민들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 : 이게 뭐예요, 아무리 세상에. 자기 땅을 넓은 땅 가졌다고 해도 이건 아냐.]

지난 1년 동안 항의와 설득을 반복해왔다고 말합니다.

한때 동상과 현수막이 사라졌지만, 최근 들어 더 많이 설치됐다고 주장합니다.

[박미옥/아파트 주민 : 22개월 된 아이가 있어요. 전에도 '무섭다'고 했는데 저 마네킹까지 있으니 '더 무섭다' 그러죠.]

민원을 접수해온 구청을 찾았습니다.

사정은 잘 알고 있지만, 대책이 없다고 말합니다.

[강서구청 관계자 : 강제로 뺏거나 치우거나 할 수 있는 권한까지 우리한테 주어진 건 아니잖아요.]

양쪽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갈등은 소송전으로까지 치닫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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