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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붕괴' 겪고도…폭설 속 콘크리트 공사는 계속

입력 2022-03-21 20:19 수정 2022-03-2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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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월 광주에서 일어난 아파트 붕괴사고는 사실상 인재였습니다. 특히, 눈이 오고 비가 올 때도 콘크리트를 완전히 굳을 새도 없이 계속 부어댔던 게 문제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렇게 하고 있는 또 다른 공사 현장들을 저희 취재진이 포착했습니다.

백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눈이 쏟아지는데 콘크리트 타설 공사가 한참입니다.

[김규용/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건설사고조사위원장 : (폭설 공사하면 콘크리트) 강도 발현이 안 되고, 아주 안 좋은 거예요. 눈이 닿지 않도록 해줘야 하고 안에서는 보온을 해줘야 하는데 전혀 보이지 않아요.]

해당 공사가 진행된 건 광주 아파트가 무너진 지 불과 일주일 만이었습니다.

당시, 아파트 연쇄 붕괴의 원인으로 폭우와 폭설 속에 콘크리트 타설을 강행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던 상황.

실제 두 달에 걸친 국토부 조사에서도 기준에 미달한 콘크리트 강도가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콘크리트 타설과 양생 과정에서 품질 관리가 부실했단 건데 비가 오고 눈이 올 때도 공사 진행을 했던 만큼 이는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악천후엔 작업을 중지해야 한다는 고용노동부 지침이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보니 폭설과 폭우에도 콘크리트 타설이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습니다.

태풍과 장마로 인해 엉망이 된 공사 현장.

굳지 않은 시멘트가 빗물에 의해 한쪽으로 쏠려 내려갑니다.

제대로 된 배수 시설도 마련하지 않아 빗물에 시멘트는 다 쓸려 내려가고 자재만 남았습니다.

[홍성걸/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 저건 진짜 문제가 많죠. 타설한 지 얼마 되지도 않고, 폭우가 많이 왔을 때 (저렇게) 놔두면 씻겨 나가고 남아 있는 콘크리트 질도 좋다고 얘기할 수 없죠.]

건설사들이 악천후에서도 콘크리트 타설을 멈추지 않고 있는 건 비용 절감과 공기 단축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비용 절감을 최우선하지 않도록 관련 법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영상디자인 : 오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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