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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샤이 박근혜'?…'숨은 지지층' 존재할까

입력 2016-11-22 23:02 수정 2016-11-22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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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 "대통령 지지율은 회복될 수 있다" 불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던 발언들, 그리고 심심치 않게 들리는 '샤이 박근혜'. 언론과 정치권 일각에서 '샤이 박근혜'라는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지지율 5%에 잡히지 않는 대통령의 '숨은 지지층'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청와대와 여당이 강경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 있다는 거죠. 과연 그럴지 팩트체크에서 살펴보죠.

오대영 기자, 이게 '샤이 트럼프'에서 따온 말이죠?

[기자]

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지는 거로 나왔는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이겼죠.

격전지 펜실베니아를 보면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이 4%p 앞섰습니다. 실제 투표에서는 트럼프가 뒤집었습니다.

트럼프 지지자라는 걸 부끄러워서 숨겨오다가 투표장에서 본심을 드러낸 현상, 이게 대선 결과를 뒤바꾼 원인 중 하나였다는 해석이 나오죠. 수줍음을 뜻하는 'shy'와 '트럼프'의 합성어입니다.

[앵커]

여기에 트럼프 대신 박근혜를 넣어서 '샤이 박근혜'…그러니까 박 대통령의 숨은 지지층도 있을 것이란 얘기죠?

[기자]

그런데 샤이 박근혜 취재하면서 시작부터 저희가 상당히 어려움에 봉착을 했는데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샤이 박근혜는 성립할 수가 없는 용어였습니다.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 결과를 비교해서 설명하는 개념인데요. 5%라는 지지율은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비교할 대상이 없습니다. 투표를 안 했기 때문에 국민투표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윤희웅 여론분석센터장/오피니언라이브 : 사전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결과, 투표결과가 불일치했을 때 설명하는 개념일 뿐인 것인데…('샤이 박근혜'로) 현재의 낮은 평가를 합리화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과 '트럼프 현상'을 연결지으려는 정치적 목적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샤이 박근혜'보다는 '숨은 지지층'이라고 하겠습니다.

[앵커]

네, 그러면 숨은 지지층은 말그대로 숨어 있는 건데, 어떻게 찾을 수 있나요?

[기자]

그게 모순입니다. 전문가들도 통계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저희 시도를 설명했고, 3가지 정도 참고할 점을 알려줬습니다. 여론조사 '응답률'과 '의견유보', '무당층'의 비율. 이걸 통해 대강의 흐름을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응답률입니다. 이번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인 10월 첫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분석했습니다. 11월 들어 응답률,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응답률을 왜 주목해야 되는 건가요?

[기자]

응답률이 줄었다는 건, 마음을 숨기고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10월까지 확장해서 보면, 응답률이 오히려 늘었습니다.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정치적 의사 표현이 더 적극적으로 바뀐 겁니다.

이번에 '의견유보' 보겠습니다. 유보 비율이 올라가면 마음을 숨기는 사람이 많다는 뜻도 됩니다. 그런데 지난주에는 올랐습니다. 즉 의사 표현을 감춘 사람이 많아진 거죠.

하지만 이것 역시도 기간을 쭉 늘려보면 반대입니다. 오히려 8% 포인트 정도 줄었습니다. 따라서 최순실 사태 이전에 마음을 정하지 못한 사람들이 사건 이후에 자신의 정치적인 입장을 정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앵커]

이걸 보면 숨은 지지층 얘기는 도대체 무슨 근거로 나온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근거를 찾기 힘들죠. 그래서 저희가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율이라고 불리는 60대 이상의 지지율에 분석을 해 봤는데 일단 최순실 사건 전까지는 의견유보가 최대 15%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사건 이후, 노란색입니다. 6%까지 급락했습니다. 이 얘기는 어떤 식으로든 60대 이상에서 정치적인 입장을 보다 뚜렷하게 정리했다는 겁니다.

콘크리트의 또 다른 축인 TK 지역도 한 번 볼까요? 마찬가지로 18%였던 '의견유보'가 2%로 뚝 떨어졌다 반등했습니다. 앞으로의 추세를 봐야겠지만, 10월과 비교해 의사표시가 보다 명확해진 겁니다.

'숨은 지지층'이 늘어났다기보다, 오히려 이번 일로 마음을 정한 사람이 크게 늘어난 걸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것만으로 단정할 수가 있을까요? 지금 일시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하면서도 다시 돌아설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기자]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건 이 그래프로 설명이 될까 모르겠습니다마는 저희가 준비했습니다.

정당의 지지율 분포인데요. 여당이 급감을 했습니다. 그리고 야당이 그 지지율을 골고루 흡수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판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거죠.

여당에서 샤이 박근혜를 외치는 건 두 가지로 해석됩니다. 첫 번째 저 새누리당의 15% 있지 않습니까? 대통령이 지금 5%니까 새누리당 걸 좀 끌어오자 이게 첫 번째가 될 수 있고요.

두 번째 유보층 32%, 무당층입니다. 이 중 일부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둘 다 매우 회의적이라고 봤습니다. 들어보시죠.

[배종찬 본부장/리서치앤리서치 : 대통령을 엄호하거나 보호해줄 수 있을 만한 근거를 찾을 수가 없다. 명분과 근거를 찾을 수가 없는 그런 게이트다. '샤이 박근혜'보다는 '셰임(shame) 박근혜', 면목이 없는, 창피한 이런 현상으로 봐야 할 것…]

물론 저희가 보여드린 해석이 정답이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다만 새누리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샤이 박근혜가 얼마나 민심과는 먼 바람인지는 분명히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앵커]

셰임, 부끄럽다는 표현까지 나오는군요. 잘 들었습니다.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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