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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감독도, 주장도 때렸다" 가해 선수 뒤늦은 고백

입력 2020-07-09 18:22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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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폭행한 사실이 없으니, 미안한 것도 없다", 고 최숙현 선수를 폭행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던 김모 선수가 뒤늦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폭행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최 선수에게 미안하다는 심정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합니다. 

[기자]

< "나도 때렸고, 감독·주장도 때렸다" 뒤늦은 고백 >

[경주시청 철인3종 선배 선수 (지난 6일) : 폭행한 사실이 없으니 미안한 건 없고, 안타까운 마음밖에 없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가 지목한 가해자 4명 가운데 한 명, 김모 선수가 입장을 바꿨습니다. "나도 때렸고, 감독도, 주장도 때렸다"며 폭행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최숙현 선수에게도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동안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아 진실을 말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지금이나마 뒤늦은 고백에 나선 이유, 이 후배들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고 최숙현 선수 동료 (지난 6일) :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 유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숙현이 언니와 함께 용기 내어 고소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숙현이 언니와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김 선수도 가해자이자 피해자였습니다. 중학생 시절부터 김규봉 감독에게 맞았다고 합니다. 주로 '훈육'을 이유로 폭행이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교육을 가장한 폭력, 그 폭력의 대물림. 심석희 선수 때와 판박이입니다.

[주민진/전 국가대표 선수 (JTBC '뉴스룸' / 2018년 12월) : 저는 심석희 선수랑 변천사 선수의 말을 듣고 되게 놀랐던 게요. 제가 당했던 폭행하고 너무 비슷했기 때문에 저는 좀 놀랐거든요. (그런가요?) 네. 머리채를 잡아서 흔들다가 던진다든가, 발로 찬다든가 손으로 머리를 계속해서 때린다든가, 독방에 들어가서 혼나고 폭행을 당한다든가, 이러한 것들이 굉장히 비슷하더라고요.]

당시 대한체육회는 훈육을 빙자한 폭력을 근절하겠다며 전수조사를 약속했습니다.

[이기흥/대한체육회장 (2018년 12월) : 해야지, 이제 다 조사를 할 겁니다.]

이번 사건이 터지자, 체육회는 이런 입장을 냈습니다. 스포츠 폭력 피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말입니다. 지난해에는 하지 않았던 걸까요?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는 대한체육회. 기념식 대신 폭력 근절 결의대회를 연다고 합니다. 이런다고 책임을 피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인권위가 발표한 '실업팀 인권실태조사' 보고서입니다. 조사 종목엔 보시는 것처럼 '철인3종'도 포함돼 있습니다. 최숙현 선수가 소속돼 있던 경주시청팀도 조사 대상이었습니다. 보고서 내용을 좀 살펴볼까요. 신체폭력을 당했는지 여부를 물었습니다. 응답자 가운데 26.1%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손이나 발, 기구로 맞았다는 비율이 10%나 됐습니다. 선수 열 명 가운데 한 명은 심각한 물리적 폭력을 당하고 있는 셈입니다.

부록에는 실업팀 선수들의 생생한 목소리도 담았습니다. "너무 지치고 또 지치고 지쳐서 자해까지, 자살 시도까지도 해버렸던 때가 있었습니다", "신고하려고 크게 마음먹고 연맹 사무처장님께 말씀드렸는데 이런저런 이유들로 묵인", "저희 팀 감독은 성추행도 심하지만 돈 관련된 부분도 심각합니다"

선수들의 고충을 청취한 인권위.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수사 의뢰나 고발 같은 후속조치는 없었습니다. "탁상행정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쩌면 이미 선수들은 이런 결과를 예상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제2의 최숙현 선수가 고통받고 있을지 모릅니다. 정부도 관계기관도 제발 이번엔 탁상행정으로 끝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 대선 불출마 배수진 "꽃가마 대신 노 저을 것" >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당 대표가 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습니다.

[김부겸/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 저 김부겸은 꽃가마를 타는 당대표가 아니라, 당원 동지들과 함께, 국민들의 바닷속에서 노를 저어 가면서, 땀을 흘려 가면서 우리들이 함께 꾸는 꿈을 실현하자고 호소하는 그런 당대표가 될 것입니다.]

경쟁자인 이낙연 의원은 대선 후보, 본인은 당 대표라는 '역할 분담론'을 강조한 겁니다. '7개월짜리 당 대표'는 내년 재보궐 선거를 지휘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김부겸/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 내년 4월에는 부산시장 선거를 비롯한 재·보궐 선거가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1년을 남겨두고 치러지는 선거입니다. 양쪽이 아마 치열하게 대결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문재인 정부의 승패 및 그다음의 정권 재창출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선거입니다.]

이 의원도 이런 지적이 부담되는 눈치입니다. 민주당엔 아직 대선 후보가 없다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그걸 (대선 출마를 위한 중도사퇴를) 미리 예고하고 하는 것은 아니죠. 지금 민주당에는 후보가 아무도 없습니다. 대선 후보가 없죠.]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어대낙', 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란 대세론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드러냈습니다. 대세 운운하는 건 오만한 일이라며, 실제로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낙연, 김부겸 두 당권주자가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며 당권 경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여권의 대선 경쟁에도 변화가 포착됐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지율 20%대에 진입하며 이낙연 의원과 격차를 한 자릿수로 좁혔습니다.

이 지사의 부상에도 일단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의좋은 형제' 분위기입니다. 좋은 후배다, 내 아우다.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습니다. 저와 고 반장 사이와는 많이 다른 듯합니다.

[초심이 정~말 중요한데…]
[근데 왜 날 보면서 얘기를 해요?]
[왜 이렇게 흥분을, 흥분을, 흥분을 하죠?]
[훈훈하네요. 관계는.]
[저는 정말 제가 좋아하는 선배입니다.]
[화장실 가서 '복심탄회'하게 한번 얘기를…]

여권 대선후보들의 선의의 경쟁, 끝까지 갈지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나도 때렸고, 감독·주장도 때렸다" 뒤늦은 고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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