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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제 바꾸고 맞선 주선" 저출산 대책, 2030 반응은?

입력 2015-10-22 21:30 수정 2015-10-2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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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귀한/직장인 : 지금처럼 일자리 없는 사람들이 (국가가) 미팅을 주선한다고 해서 남자들이 당당하게 그 자리에 결혼을 생각하고 나올 수 있을까.]

[박초롱/전업 주부 : (높은) 전세금을 낮춰줄 생각을 해야지. 어떤 누가 자기 빚을 얻어서 (집을 얻고) 하겠어요.]

[김승혜/대학생 : 일단 아이를 낳고 봐라. 하지만 그 이후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혜원/대학원생 : 저는 여성에게 출산은 꿈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실제로 그것을 이루기는 어렵기 때문에 조금 멀리있는 꿈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앵커]

정부가 젊은 세대의 결혼을 장려하는 정책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보신 것처럼 당사자인 20~30대 반응은 냉랭합니다. 저희 취재진이 젊은 세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희정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지금 옆에 나와 있는데요, 인터뷰 영상을 보면 반응이 좋은 것 같지는 않네요.

[기자]

예비부부와 신혼부부, 취업을 앞둔 대학생 등 정부가 저출산 대책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젊은층을 두루 만나봤는데요. 대부분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저출산 문제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번 대책이 "재탕, 삼탕 대책이다"에서 심지어 "헛다리 짚고 있다"는 격한 표현까지 나왔습니다.

[앵커]

아마 정부도 굉장히 고민스러운 측면이 있겠죠. 왜냐면 이게 한두 가지 해결해서 될 문제는 또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또 여러가지 생각 끝에 나온 게 이거였던 것 같습니다. 학제를 개편해서 좀 더 빨리 졸업하게 한다든가, 이건 또 어떨까 모르겠는데 단체 미팅을 주선해 사회 진출과 결혼을 앞당기겠다… 글쎄요.

[기자]

언뜻 듣기에도 조금 황당한 대책인데요.

먼저 학제 개편안에 대해선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습니다.

대학을 일년 일찍 졸업한다고 취업이 된다는 보장이 어디 있나, 일찍 졸업하고 취업 안 되면 결혼이 빨라지는 게 아니라 백수 시절만 길어진다는 등 냉소적인 반응 일색이었습니다.

특히 국가에서 미혼 남녀에게 단체미팅을 주선한다는 대책에 대해선 황당하다고 했습니다.

참고로 참여 의사를 물어봤더니 이 미팅에 나가겠다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앵커]

미팅 못해서 지금 연애 못하는 건 아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람이 없어서 결혼을 못하는 게 아니지 않냐고 되묻기도 했는데요. 당장 취업이 급한 상황에서 연애와 결혼은 먼나라 이야기라는 겁니다.

결국 일자리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이런 대책들은 헛구호로 들릴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앵커]

신혼 부부에게 전세 대출지원금을 늘려주겠다는 내용에 대해선 어떤가요?

[기자]

정부가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보면 전세 물량 자체가 없고 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 대출 조금 더 해준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겁니다.

한 예비 신랑은 다음 달이 결혼인데 2주 전에 겨우 전셋집을 구했다고 하면서, "정부의 이번 대책이 결국 빚을 더 내서 집 얻으라는 뜻이고 결국 이 빚이 나중에 금리가 오르면 더 큰 빚이 돼서 돌아올 거다. 실효성 없는 대책 아니냐"고 하면서 "집값과 전셋값 거품부터 빼달라"고 따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임신, 출산 시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겠다. 이 부분은 뭐라고 하던가요?

[기자]

제가 만난 결혼 2년차 부부는 아이 낳기를 아예 포기했다고 했습니다.

맞벌이를 해도 양육, 보육비가 부담스럽고 아이를 돌보기도 힘들다는 건데요.

결국 젊은층에겐 아이를 낳는 게 문제가 아니라 키우는 게 문제라는 건데, 정부가 근본적인 문제 파악도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앵커]

그거까지 어떻게 해결이 안 될 것 같으니까 일단 이거부터 내놓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일단 당사자들은 현실을 모르는 얘기라고 받아들이는 건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기자]

저희가 인터뷰했던 젊은 층에게 출산을 한마디로 정의해달라고도 해봤는데요.

'혼란' '꿈' '정체성의 변화' 같은 표현들이 나왔습니다.

축복이어야 될 출산이 현실에선 혼란을 야기하고 꿈만 같이 먼 이야기라는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저출산 문제는 사실 꼭 해결해야 될 문제이기 때문에, 관심 갖고 지켜봐야 될 내용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희정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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