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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욕설, 내 딸 죽였다"…자살 여고생 아버지의 분노

입력 2012-08-17 23:04 수정 2012-08-1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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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한 여고 1학년생 강 모양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친구들의 메시지입니다. 각종 욕설과 외모 비하로 채워진 글들이 딸을 죽음으로 몰고갔다며 강 양의 아버지는 분노하고 있습니다.

윤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6월 20일 자정이 넘은 늦은 밤.

16살 강 모양의 휴대전화로 메시지가 왔습니다.

("000님이 회원님을 초대했습니다")

대화창에 들어가보니 헤어진 남자친구의 친구들 16명이 있었습니다.

강양: "이 방 뭐야?"
000 : "강양이 내 배둘래 놀림"

자신의 뱃살을 놀렸다며 시작된 대화는 곧이어 강양의 성토장으로 변했습니다.

약 40분 동안 셀 수 없을 정도의 욕설이 강양에게 쏟아졌습니다.

이후로도 여러 번 언어폭력을 당한 강양은 개학을 앞두고서야 이런 사실을 부모님께 알렸습니다.

[강 모씨/숨진 강양의 아버지 : 처음에 그 내용을 딱 보고서는 제가 주저앉아 버리고 싶었고요, 울분과 분노, 그리고 딸이 얼마나 고통을 받았을까 생각을 하면…]

강양의 아버지는 지난 14일, 학교를 찾아가 일을 해결하려고 했지만 강양은 그 시간, 텅빈 집을 나와 목숨을 끊었습니다.

책상 위에는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보내는 유서를 남겼습니다.

유족들은 우울증 치료를 받던 딸이 심각한 언어폭력을 견디기 힘들었을 거라며 울분을 터뜨립니다.

[(죽기 전에) 엄마를 한참 동안을 꼭 껴안고, 또 저한테 오더니 저를 꼭 껴안더라고요. 그게 마지막 인사였던 거죠.]

경찰은 숨진 강양이 집단 괴롭힘 때문에 자살을 한 건지, 아니면 우울증 증세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건지를 가리려고 수사에 나섰습니다.

집단 욕설에 가담한 학생들은 조만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입니다.

[앵커]

아직 강 양이 자살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강 양의 아버지는 딸에게 쏟아졌던 언어폭력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못합니다.

부친의 입장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Q. 언어폭력, 얼마나 심했나?

[젊은애들 요새 욕을 엄청 많이 하잖아요, 그것도 아주 극상의 욕을 하는 거죠. 중간에 '스패너를 찾아서 때리겠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건 아무 것도 아니고요. 걸레는 아주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요.]

Q. 숨진 강양, 유서에 남긴 말은?

['엄마 미안하다, 나는 쓰레기 같다', 왜냐하면 애들이 이렇게 욕할 때 '엄마, 나는 쓰레기인가 봐. 모르는 애들이 이렇게 나를 욕해서…' 이런 얘기를 한 적 있거든요. '엄마, 나 죽고 난 다음에 따라 오지마, 따라 오면 하늘에서도 혼낼거야' 이런 얘기를….]

Q. 청소년 언어폭력, 하고 싶은 말은?

[집단폭행도 좋고, 성폭행도 있을 수 있겠죠. 언어폭행이 더 셀 수 있다고 저는 감히 장담, 일단 단언합니다. (휴대전화라는) 이 작은 공간에서도 사람 하나가 얼마든지 죽어나갈 수 있으니 언어폭력은 정말 조심하자는….]

[앵커]

네, 강 양의 자살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청소년들의 언어 폭력은 정말로 심각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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