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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리베이트' 챙긴 의사 500명…면허는 그대로

입력 2020-10-0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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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뇌물을 받고 제약사가 원하는 약을 처방해서 법적 처벌을 받아도 의사는 아무 문제없이 환자들을 돌봅니다. 4년 전 역대 가장 큰 56억 원 규모의 '제약회사 리베이트 사건'이 터진 뒤 JTBC가 당시에 연루됐던 5백명이 넘는 의사들을 살펴봤습니다. 면허가 취소되지 않았던 것은 물론이고 정지된 의사 조차 없습니다.  

봉지욱 기자입니다. 

[기자]

4년 전 제약사 파마킹의 리베이트 사건.

자사 약을 처방하는 대가로 2010년부터 4년간 56억 원의 금품을 뿌렸습니다.

돈을 받은 의사는 500명이 넘었습니다.

[권영호/경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2015년 10월 7일 'JTBC 뉴스룸'): 의사들이 일정 기간 동안 어느 정도의 약을 처방할 테니 리베이트 금을 선금으로 달라고(했습니다).]

리베이트 사건으론 역대 최고 금액입니다.

제약사 대표는 징역형을, 300만 원 이상을 받은 의사 274명은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의료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관련된 의사들은 적어도 면허 정지가 이뤄졌어야 합니다.

지난해 6월 보건복지부 행정처분 심의위원회 회의 결과입니다.

두 차례 회의 끝에 위원 14명 전원 동의로 의사들에 대해 아무런 처분을 안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유는 선뜻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검찰 자료만으로 면허 정지나 취소를 처분하면 나중에 의사들이 소송을 걸었을 때 정부가 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의사들의 유죄 판결문을 못 구했단 것도 한 이유였습니다.

역대급 리베이트 사건으로 한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의사 면허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습니다.

이 사건이 있던 2016년엔 220억 원, 2017년 130억 원, 지난해엔 73억 원 등 매년 리베이트 범죄는 반복됩니다.

리베이트는 약값에 미리 반영되기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고 결국엔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정부의 면죄부가 불법 리베이트를 뿌리 뽑지 못하는 주요 원인이란 지적입니다.

(영상디자인 : 김충현 /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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