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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오늘 신생아 사인 발표…병원 측 책임 여부 주목

입력 2018-01-1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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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대 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1시간 20분 사이에 잇따라 숨진 사건, 명확한 사인과 책임 소재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한 달 가까이 흘렀습니다. 오늘(11일) 사망 원인이 발표될 예정인데 취재기자와 한 걸음 더 들어가겠습니다.

서효정 기자, 국립과학 수사연구원이 오늘 사망 원인을 발표할 예정이지요. 미리 취재된 내용이 있습니까?

[기자]

네, 현재까지로 보면 감염으로 인한 사망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사망한 신생아 4명 중 3명 혈액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을 검출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성인도 감염이 되면 패혈증을 일으켜 사망할 수 있는 균으로 항생제도 잘 듣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균은 아기들에게 공통적으로 투여된 일종의 영양제인 지질영양주사제에서도 검출이 됐습니다.

또, 아기들이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됐는데 제대로 처치를 하지 않은 정황들도 있어서 이것들이 사망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감염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병원 측의 책임을 묻게 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경찰은 예상한 대로 사인이 나오면 이에 맞춰 입건할 의료진들을 이미 정해놓은 상태입니다.

균이 침투했을 가능성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일단은 주사제 투여를 직접 담당한 사람뿐만 아니라 이를 관리감독할 위치에 있는 전공의 등 의료진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자, 그리고 서 기자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당시 당직 의사들이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많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사망 당일 당직은 1년차 전공의와 3년차 전공의 둘이 서고 있었습니다.

아기들 상태는 각기 달랐지만 그날 공통적으로 좋지 않은 양상을 보였는데요, 배가 부풀어오르기도 하고 산소포화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심박수가 요동을 치기도 합니다.

그런데 당직 전공의 둘이 수시로 중환자실을 비웠단 것입니다.

이상 상황이 발생했는데 선임인 3년차 전공의가 전화로 투약 지시를 하고 둘다 중환자실 자리를 비웠던 적도 있습니다.

간호기록 등을 보면 이상 징후가 있었을 때 응답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서요, 이 부분들에 대해서는 경찰도 관련 의료진들을 추가 소환해 집중 조사할 계획입니다.

[앵커]

그런데 서 기자가 말한 대로 사망 원인이 감염에 의한 것이라면 당직을 어떻게 섰느냐가 큰 연관이 있습니까?

[기자]

'당직을 제대로 섰더라도 사망을 막을 수 있었겠느냐' 묻는다면 물론 아니라고 주장하는 쪽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미 감염이 어느 정도 진행이 된 상황일 수도 있기 때문이니까요.

하지만 근본적으로 평소 얼마나 충분한 인원이 어떻게 업무를 수행하느냐의 문제가 투약 절차나 환경에 대한 관리감독이 부실했다는 부분과는 분명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대 목동병원의 경우 당직을 어떻게 서야 하는지에 대한 매뉴얼도 없었다고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기자]

저도 놀랐습니다. 콜을 받으면 최소 몇 분 내에 달려와야 한다거나 당직 시 어디까지 벗어날 수 있는지 이런 구체적인 제한이나 규정이 전혀 없었습니다.

개인의 판단이 많이 좌우하는 전문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일정 부분 재량에 맡길 수밖에 없는 것도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밤새 생사를 오갈 수 있는 신생아 중환자실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체계가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의료계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도 있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신생아 중환자실이 일이 힘들고 전문적인 분야이다보니 애초에 인력이 충분하지 않고, 수익을 내기 어려운 분야다보니 지원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현장에선 국가적인 지원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고요.

그런데 제가 취재를 하다가 어느날 화가 난 적이 있습니다. 사망한 아기의 의무기록 연령 부분에 '23d' 라고 써있는데, 이게 무슨 말인가 보니 태어난지 23일이 됐다는 말이었습니다. 그 순간 마음이 너무 아프면서 미안하더라고요.

'사람이 부족하다', '구조를 지적해서 바꿔달라' 하는데 그런 주장은 다 환자들을 위해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자는 것 아닙니까?

그 환자 4명이 숨진 것입니다. 구조적인 문제뿐 아니라 이 사건 자체도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문제이고요.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서효정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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