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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조하겠다"는 말만 믿은 검찰, 유병언 일가와 힘겨루기

입력 2014-05-19 11:29

'공권력 무시' 비난에도 꿈쩍 않는 유병언 일가
검찰, 유병언 구속영장 청구에도 신병 확보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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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권력 무시' 비난에도 꿈쩍 않는 유병언 일가
검찰, 유병언 구속영장 청구에도 신병 확보는 '글쎄'

"협조하겠다"는 말만 믿은 검찰, 유병언 일가와 힘겨루기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비리 수사의 정점에 있는 유 전 회장이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사실상 잠적하면서 이번 수사가 검찰과 유병언 일가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에게 지난 16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고 통보했지만 유 전 화장은 아무런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았다.

검찰은 소환에 불응한 유 전 회장에 대해 횡령·배임, 탈세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 전 회장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루 앞둔 19일 현재까지도 행방이 묘연하다.

검찰의 정당한 법 집행마저 무시하고 있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유 전 회장 일가와 핵심 측근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말만 믿고 있다 뒤통수를 맞은 검찰은 당초 특별수사팀을 꾸려 세월호 침몰과 유 전 회장 일가 비리의 연관을 밝혀내고, 신속하게 마무리 지겠다는 계산이었다. 수사가 장기화 될 경우 자칫 검찰 조직 전체가 궁지에 몰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까지 비리 의혹에 몸통인 유 전 회장 일가가 모두 잠적했고, 핵심 측근들만 구속됐다. 이 때문에 검찰은 몸통에는 손도 못 대고 깃털만 뽑은 채 수사가 흐지부지될 수도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잠적한 유 전 회장 일가 소재를 파악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 검찰은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곧바로 유 전 회장의 신병 확보에 나설 방침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종교 문제' 논란까지 겹치면서 검찰은 더욱 난감하다.

특히 유 전 회장의 거처로 알려진 경기도 안성 금수원에는 1000명이 넘는 신도가 '순교(殉敎) 불사'를 외치며 버티고 있는 만큼 강제 진입할 경우 물리적 충돌도 우려된다.

검찰은 '분개', '우롱', '법정 최고형'이라는 강한 표현으로 유 전 회장 일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지난 18일 유 전 회장을 향해 "수사팀 검사들은 종교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종교 지도자로서의 입장을 존중했음에도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식의 황당한 대응을 하는 데 분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공권력을 우롱하는 유 전 회장과 그 아들에 대해 언제까지라도 대한민국 어디까지라도 추적해 도주한 정상이 가중된 법정 최고형을 심판받도록 하겠다"며 "법과 공권력을 무시한 자는 끝까지 처단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수사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정당한 법 집행을 방해하고 있는 유 전 회장 일가와 이들의 소재 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검찰 모두 비난을 받고 있지만 검찰의 내상이 더 심하다는 게 중론이다.

깃털만 뽑은 채 알맹이 없는 수사로 마무리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검찰의 위기가 점점 현실화 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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