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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판 속 환한 미소…안점순 할머니의 '특별한 구순'

입력 2018-01-2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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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거리 전광판에 주름이 가득한 할머니의 영상이 등장해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지요. 영상의 주인공인 위안부 피해자 안점순 할머니가 최근 구순을 맞았습니다.

올해 생일이 가장 행복했다는 안점순 할머니를 최수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거리를 지나다 문득 발걸음을 멈춥니다. 잠깐 고개 들어 멀리 바라봅니다.

고층 건물 전광판에 낯선 영상이 보여서입니다.

주름 가득한 할머니 얼굴이 나옵니다.

연예인도 유명인도 아닙니다. 

[임채란/시민 : 찡했어요. (전광판엔) 아이돌이 많이 나오잖아요. 그런데 할머니 나오고…]

위안부 피해자 안점순 할머니입니다.

올해 90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기념 영상입니다.

한 사회적 기업이 한 달 전부터 전광판을 빌려 영상을 실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할머니는 직접 보러갈 수 없습니다

건강이 많이 나빠져서입니다.

작은 화면으로 보고 그래도 웃음 짓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받는 게 처음이라 털어놓습니다.

[안점순/할머니 : 그놈들한테 끌려 다니면서 고생고생하고… 생일이 어딨고…]

14살 때 위안부로 끌려간 할머니는 오래도록 생일이 없었습니다.

견디기 힘든 폭력과 마주하는 똑같은 하루일 뿐이었습니다. 

90년 살아온 동안 올해 생일이 가장 행복했습니다.

[안점순/할머니 : 구순 잔치할 때 그 때가 제일 좋았어…]

많은 시민들과 가족들이 모여 만든 생일 잔치였습니다

할머니가 끌려가던 때와 비슷한 나이 소녀들은 집 근처 소녀상을 닦았습니다.

한 단체는 할머니를 닮은 꽃 이미지를 선물했습니다.

[안점순/할머니 : 사죄 한마디가 그렇게 힘이 드나…좋은 일이나 보고 눈을 감아야 될텐데…]

이제 생존한 위안부 피해자는 31명 남았습니다.

90살 안 할머니는 먼저 간 친구들 만나러 갈 때 웃는 얼굴일 거라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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