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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매머드, 사자가 잡고 사람이 훔친듯

입력 2012-04-09 11:15 수정 2012-04-09 16:14

1만년 전 사체에 두 가지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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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년 전 사체에 두 가지 흔적

털매머드, 사자가 잡고 사람이 훔친듯
사진출처:BBC


1만여년 전의 털매머드 사체에서 동굴사자와 사람이 이 동물을 동시에 먹잇감으로 노린 흔적이 발견됐다고 BBC뉴스가 8일 보도했다.

러시아와 미국, 캐나다 과학자들은 시베리아의 엄니 채집꾼으로부터 입수한 1만여년 전의 어린 털매머드 `유카'의 사체에 대한 1차 조사 결과 사자가 유카를 죽이고 사람이 사체 일부를 훔쳐 간 흔적이 발견됐다면서 양쪽이 모두 유카의 죽음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유카가 사자와 죽기살기로 싸웠음을 보여주는 극적인 증거가 발견된 데 이어 사람이 사체를 장악했음을 보여주는 자국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엄니 크기로 미뤄 두살 반 정도로 추정되는 유카는 얼음 속에 묻혀 있었기 때문에 근육과 피부, 내장 등 연조직 대부분이 방금 죽은 것처럼 잘 보존된 상태이다.

연구진은 유카의 몸에서 지금은 멸종한 유라시아 동굴사자가 낸 것으로 보이는 얼굴 부근의 상처 외에 사람의 소행으로 보이는, 머리에서 등 복판으로 이어지는 긴 상처가 발견됐으며 두개골과 척추, 갈비뼈, 골반뼈는 몸에서 제거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두개골과 골반 뼈는 부근에서 발견됐지만 척추와 갈비뼈의 4분의 3은 사라지고 없는 상태였다.

아프리카 사자가 코끼리 사냥을 하면 숨통을 막기 위해 입 주위에 이빨을 박고 긴 코를 씹은 뒤 배 쪽부터 파 먹는 것이 보통인데 유카의 경우엔 얼굴 부위에 가벼운 긁힌 상처 외에는 이런 상처가 없었다.

대신 머리에서 등까지 이어지는 긴 직선의 상처가 있었고 가장자리가 물결 모양인 상처들이 여러 개 있었다.

연구진은 각각의 물결무늬 상처는 15~30개의 작은 톱질 흔적으로 이루어져 있었다면서 이는 사람의 연장에 의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당시 사람들이 동굴사자를 이용해 매머드를 사냥한 뒤 사자를 사체에서 떼어놓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오늘날 케냐의 도로보족이 사자가 사냥한 동물을 훔칠 때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그러나 유카의 죽음을 전후해 사람이 개입한 것인지, 아니면 죽은 지 한참 지나 사람이 개입했는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유카의 털이 밝은 밀짚 색깔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과학자들이 매머드의 뼈에서 추출한 유전자만으로 추측했던 사실과 같은 것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털이나 뼈 표본에서 나온 유전자만으로도 매머드 집단 사이에 특정 눈이나 털 색깔 같은 신체적 특징이 어느 정도까지 분포했는지 알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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