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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여기 있어요'…코로나로 '폐허' 된 동물원

입력 2021-02-03 20:46 수정 2021-02-0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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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도 힘든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사설 동물원은 아예 수입이 끊겨서 동물들을 관리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 시민이 이런 동물들을 10개월간 돌봐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바닥에 흐른 물줄기를 따라 물을 마시고 고드름이 가득 차 있는 우리 안에서 먹이를 먹습니다.

[막 허겁지겁 먹는다. 허겁지겁 먹어.]

곳곳엔 무너진 시설물들이 나뒹굽니다.

우리 안 바닥은 분뇨로 가득합니다.

폐허처럼 변한 대구에 있는 한 동물원의 지난 달 모습입니다.

이곳 근처에 사는 한 주민은 이 동물들을 열 달 동안 돌봐왔다고 했습니다.

먹이를 주고 청소를 했습니다.

수도가 끊기고 나서부터는 물통에 물을 담아 와 줬습니다.

[이런 것 5통씩 줘야 해요.]

이 동물원은 대구의 한 작은 테마파크 안에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찾는 이가 크게 줄었습니다.

견디다 못해 지난해 11월에 휴원했습니다.

이후에는 전기와 물까지 끊겼습니다.

동물원 측은 그래도 이틀에 한 번씩 와서 동물을 보살폈다고 했습니다.

[동물원 관계자 : 70% 이상이 퇴사를 한 입장이고 적은 인력이지만 모든 자원을 다 투입을 해서 동물을 이때까지 케어를 했는데…]

문제는 앞으로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겁니다.

동물원을 폐원하려면 보유 중인 동물을 어떻게 관리할 건지 계획을 내야 합니다.

이곳의 작은 동물은 가까운 실내동물원으로 옮겼지만 큰 동물을 받아줄 곳은 마땅치 않습니다.

이 때문에 동물원을 만들 때부터 잘 관리할 업체인지 따져보는 동물원 허가제가 발의돼 있습니다.

열 달간 동물들을 살핀 주민도 가장 바라는 게 이런 것이었습니다.

[동물원 인근 주민 : 생명을 함부로 할 수는 없어요. 동물에 대한 법을 강하게, 좀 강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화면제공 : 비글구조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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