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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좋은 상권' 옛말…텅 빈 지하철역 점포들

입력 2019-09-25 21:36 수정 2019-09-26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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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하철역사 안에 있는 점포는 한때, 좋은 상권으로 불렸습니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개찰구 주변은 목이 좋기로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다 옛말이 됐습니다.

점점 비어가고 있는 지하철역 상가들을 밀착카메라 정원석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기자]

문을 굳게 걸어 잠근 채, 안을 비워버린 지하철역의 점포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창 영업하던 곳들이었습니다.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는 메모를 붙여두기도 했습니다.

지하철 5, 6호선과 공항철도가 지나치는 환승역인 서울 공덕역입니다.

6개월 이상 비어있는 점포입니다.

이렇게 역 개찰구로 들어가는 입구에 양쪽으로 점포들이 들어서 있는데 영업을 중단하거나 비어있는 점포가 이 구역에만 4곳이나 됩니다.

[상인 : 여기 안 들어오는 이유는 다들 선뜻 뭔가를 하기가 겁나니까 더 조심스럽고 더 신중하고 그런 거예요. 저희 상권이 죽어가는 느낌이 있는데…]

작은 역이든 큰 역이든, 빈 점포를 한두 개쯤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하철로 향하는 개찰구 코앞에 있는 매장도 빈 경우가 있습니다.

가장 목이 좋은 곳으로 꼽혔지만 오가는 사람이 많다고 장사가 잘 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김태우/서울 대방동 : 가끔 이용하는데 가격적인 것도 그렇고 오래된 제품 같은 것들 때문에 자주 안 하는 편입니다.]

[이도휘/서울 불광동 : 인터넷에 보면 더 저렴하게 파는 것들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잘 안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지하철 1~8호선에 있는 점포 1800여 가운데 이미 200개가 공실입니다.

지하철역에서 좀 더 멀리 떨어져 있는 지하상가들은 더 상황이 안 좋습니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있더라도 매장 안에는 손님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시청과 동대문을 잇는 지하상가 구간입니다.

양쪽으로 지하철역이 있어서 통행구간이지만 문을 닫은 가게들이 줄을 지어 있는데요.

지하상권들은 역과 개찰구와 멀수록 이렇듯 공실이 많은 경향을 보입니다.

[상인 : 유동인구는 많죠. 어차피 여기 회사 다니는 사람들 있는데 다니는 건 다니는데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그런 상황인 것 같아요.]

빈 공간을 젊은 예술가들에게 빌려주기도 하지만, 임대 수익은 떨어집니다.

최근에는 점포들을 묶어 임대 관리를 하던 대형 민간업체가 교통공사와 계약 연장을 포기하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문제는 이 대형업체와 임대차 계약을 맺은 400여개 점포들도 줄줄이 영업을 못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2년 반 전부터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장효순 씨도 그 중 1명.

당장 다음 달에 영업을 끝내고, 인테리어도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소상공인 대출에 모아놓은 목돈까지 1억 원 가까이 썼지만, 빚도 갚지 못하고 목돈을 날릴 처지입니다.

[장효순/지하철역 점포 운영 : 우리는 (10월) 24일까지 원상복구 해야 하고 다시 하고 싶으면 그때 재입찰할 때 입찰을 다시 해서 다시 인테리어를 하고 다시 시작해라…]

영업을 계속하고 싶어도 계약 주체인 위탁업체가 빠진 이상 원상복구를 하고 명도를 마쳐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대형 화장품 회사의 직영점도 예외가 아닌데요.

직접 공사와 계약을 하지 않고 임대차 위탁을 맡은 회사와 계약을 한 것이다보니 조만간 점포를 빼야 한다고 합니다.

공사 측은 일부 점포의 사정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명도는 불가피하다는 입장.

다만, 해결책을 고심하고 있다며 후속사업자를 빠른 시일 내에 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교대역도 유동인구는 많지만 오랫동안 환승구간의 점포들이 비어있었는데요.

최근 지역 특성을 살려 이처럼 법 관련 사무소들을 유치해 공실을 줄였습니다.

날로 약화되는 지하상권을 살리기 위해서 단순히 공실만 채우기 보다는 특색을 살린 맞춤형 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

(인턴기자 : 박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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