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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꽃중년' 여배우들 안방극장 점령…비결은?

입력 2012-02-28 10:52 수정 2012-03-08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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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꽃중년' 여배우들 안방극장 점령…비결은?

상큼한 언니들이 가고 노련한 아줌마들이 안방극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근래들어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던 중견 여배우들이 2012년 정초부터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불혹을 넘긴 김남주(41)가 KBS 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단 2회만에 28%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홈런을 날렸는가 하면 김희애(45)는 29일 첫 전파를 타는 JTBC '아내의 자격'에서 팜므파탈과 청순함이 어우러진 궁극의 연기로 인기몰이 준비를 마쳤다. 또 JTBC 대하사극 '인수대비'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채시라(44)는 안정된 연기로 종편 드라마 사이에서 돋보이는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으며, 6년 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심혜진(45)은 KBS 2TV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에서 과거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보여줬던 넉살맞은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웃음보따리를 안겼다.

드라마 뿐이 아니다. '얼음공주' 고현정(41)은 자신의 이름을 건 생애 첫 토크쇼로 4월 출격을 선언해 벌써부터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밖에 이승연(44)·황신혜(49) 등은 이미 케이블 TV에서 홀로 마이크를 잡아 뛰어난 진행 능력을 인정받았다. '꽃중년' 그들은 어떻게 안방극장을 점령했을까?

▶안정된 연기력

예전 같으면 건넌방에서 애를 보거나 주인공의 주책맞은 이모, 혹은 메인 MC의 게스트 역할에 머물렀을 40대 여배우들이 봇물 터지듯 브라운관을 점령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연기력과 세월의 흐름을 담아내는 진정성 때문이다.

노련한 연기력을 이미 검증받은 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캐릭터로의 180도 변신이 가능하다. 강약 조절이 능수능란한만큼 브라운관을 바라보는 시청자 역시 편안하게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다.

'아내의 자격'에서 평범한 주부 윤서래 역을 맡은 김희애는 아들의 교육을 위해 대치동으로 이사를 가면서 우연히 학교에서 만난 이성재와 사랑에 빠지는 역할을 연기한다. 전작인 '마이더스'에서 보여줬던 카리스마 넘치는 유인혜 대표 캐릭터와는 완전히 다른 역할. 우리가 이웃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엄마가 의도치 않게 불륜의 늪에 빠지면서 보여줄 섬세한 감정 연기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채시라 역시 이제까지 수많은 사극에서 갈고 닦은 연기력을 '인수대비'에서 폭발시키며 과거 인수대비 캐릭터와는 완벽히 차별화된 느낌이 살아있는 섬세한 연기로 공감을 얻고 있다.

생애 첫 토크쇼를 맡은 고현정은 톱스타답지 않은 직설 화법으로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전국민이 그녀의 아픈 개인사를 알고 있지만 오히려 고현정은 이를 무기로 초대 손님의 공감대를 사며 진솔한 밑바닥 이야기까지 끌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케이블 TV 스토리온에서 '이승연과 100인의 여자' 단독 진행을 맡고 있는 이승연 역시 한 때 최고의 스타였지만 우여곡절을 겪은 뒤 다시 일어선 오뚝이 캐릭터를 자신의 토크쇼 프로그램에 과하지 않게 담아내며 사랑받고 있다.

한 관계자는 "신선한 신인 연기자들과 핫한 아이돌 스타를 기용하면 초반에 반짝 재미를 볼 수는 있지만 '발연기' 논란을 피해가기 어렵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일 수 있는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게 드라마를 흥행으로 이끄는 기본 요건"이라고 전했다. 또 "산전수전 다 겪은 여배우들이 1인 토크쇼를 진행하면 가벼운 신변 잡기 위주의 프로그램과는 당연히 차별화될 수밖에 없다. 삶에 진솔하게 접근하는 태도가 시청자들의 큰 공감을 얻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대 못지 않은 패션·외모·스타일

이들이 활약하는 또다른 이유는 20대 못지 않은 완벽한 피부와 패션 스타일 덕분.

시간을 역행한 '방부제 외모'와 운동으로 다져진 탄력있는 몸매는 원톱 로맨스 주인공을 연기하기에 무리가 없다.

이 덕분에 20~30대 젊은이에겐 이들의 패션 스타일이 유행에 뒤떨어진 것이 아니라 세련되고 현실감있는 패션으로 각인될 수 있고, 40~50대 중장년 층에겐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소망을 불러 일으켜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넝쿨째 굴러온 당신' 김남주는 단 2회만에 완판녀 타이틀을 안으며 또한번 '여왕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태세다. 과거 여왕 시리즈에 출연하며 명실상부한 패셔니스타 타이틀을 단 그는 드라마에 입고 나오는 옷은 물론 가방·신발 심지어 헤어스타일까지 줄줄이 히트시키고 있다.

소속사인 더퀸 이태영 대표는 "하루가 멀다하고 가방 협찬을 하고 싶다는 전화가 온다. 김남주가 편안하면서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세련된 패션을 선보이다 보니 그녀의 파급력이 점점 더 커지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김희애나 고현정 역시 마찬가지. 제작발표회에 무슨 옷을 입고 나왔는지, 드라마에서 어떤 가방을 들었는지는 바로바로 인터넷 상에 화제가 되며 브랜드의 매출로 이어진다.

한 방송관계자는 "이들 모두 화장품 모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희애의 경우 8년째 같은 브랜드 모델을 할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20대 못지않은 스타일도 능숙히 소화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원숙한 섹시미나 세련미는 20대 설익은 배우들이 표현할 수 없는 것이라 더욱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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