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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 안고 줄 선 손님들…37년 을지면옥 '마지막 영업'

입력 2022-06-25 18:39 수정 2022-06-2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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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세운지구 재개발 구역 노포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죠. 평양냉면, 하면 떠오르던 을지면옥도 오늘(25일) 37년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을지로엔 아침부터 마지막 냉면 한 그릇 하려는 손님들의 긴 줄이 이어졌는데요.

여도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9년 세운 3-2구역 재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착수되면서 유명 노포들이 문을 닫는 와중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을지면옥에 오늘은 마지막 영업이라는 안내가 붙었습니다.

재개발 시행사에 건물을 인도해야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 문을 닫게 된 것입니다.

1985년 처음 문을 연 가게의 마지막 날, 손님들의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자 을지면옥에서 마지막 식사를 하기 위해 온 시민들이 가게 안쪽에서부터 지하철역까지 줄을 서고 있습니다.

그동안 먹어보지 못한 손님도 한달음에 달려와 30분을 기다립니다.

[이택준/경기 안양시 평촌동 : 한 30분? 오늘이 마지막이라 해서 찾아오게 됐습니다. 아쉽기는 하고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아서 궁금하긴 해요.]

아빠의 손을 잡고 온 아이도 덩달아 아쉽습니다.

[방윤재/서울 내발산동 : 좀 슬퍼요. 되게 맛있을 것 같은데 슬퍼요.]

마지막 식사를 대접하는 직원들은 만감이 교차합니다.

[을지면옥 직원 : 착잡해요. 100년 가게 지키려고 했는데 그렇게 못 해서 그게 제일 마음이 아프고…]

을지면옥에서 일한 37년은 인생 그 자체였다고 말합니다.

[을지면옥 직원 : 인생의 전부죠, 뭐. (아침에 눈 떴을 때 어땠어요? 마지막 출근인데…) 눈물 나죠. 다 지키고 살았는데 재개발되면서. 마음이 아파요.]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노포는 을지면옥 뿐만이 아닙니다.

을지로 오비베어는 지난 4월 건물주와 임대료 갈등 끝에 강제 철거를 당했습니다.

해방 직후 1946년 개업한 대성관 역시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었지만 지난 7일, 경영난으로 결국 '100년 가게의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코로나가 끝났지만 재개발과 원재료가격 상승으로 노포의 명맥이 하나씩 끊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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