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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매우불만 찍힐시 최대 1만원*12개월까지 지원 가능"…'통신민원' 보상의 비밀

입력 2020-10-08 09:00 수정 2020-10-0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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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매우불만 찍힐시 최대 1만원*12개월까지 지원 가능"…'통신민원' 보상의 비밀

A씨는 지난해 7월 2일, 국민신문고에 통신사 요금정책 변경과 관련한 민원을 넣었습니다.

민원은 담당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로 내려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의원실이 입수한 해당 민원 처리 내역입니다.
 
[취재설명서] "매우불만 찍힐시 최대 1만원*12개월까지 지원 가능"…'통신민원' 보상의 비밀 자료제공 : 정필모 의원실

이 민원을 전달받은 통신사에서 "만족도 독려 대상에서 제외하고 최대한 답변을 늦게 해줄 것"을 과기부 민원 담당자에게 부탁합니다.

 
[취재설명서] "매우불만 찍힐시 최대 1만원*12개월까지 지원 가능"…'통신민원' 보상의 비밀 자료제공: 정필모 의원실

민원인이 과기부 민원 만족도 조사에서 '매우 불만'을 찍을 가능성이 높으니, 만족도 평가를 부탁하지 말고 답변도 늦게 하라는 겁니다.

실제 과기부 답변은 민원 제기로부터 37일 지난 다음달 8일 이뤄졌습니다.

 
[취재설명서] "매우불만 찍힐시 최대 1만원*12개월까지 지원 가능"…'통신민원' 보상의 비밀 자료제공: 정필모 의원실

그런데 과기부 민원실이 A씨에게 답하기 이틀 전, 통신사에서 이상한 내용을 전달합니다.

'매불'이 찍힐 경우 월 만 원씩 12개월 지원이 가능하다.

A씨가 과기부의 민원 만족도 평가에 '매불', 즉 '매우 불만족'을 줄 경우 평가를 올리기 위해 통신사가 12만원까지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취재설명서] "매우불만 찍힐시 최대 1만원*12개월까지 지원 가능"…'통신민원' 보상의 비밀 자료제공: 정필모 의원실

실제로 이런 일은 일어났습니다.

과기부 담당자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답변하자 A씨가 '매우 불만족' 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자 12만원을 지원해줄 수 있다고 말을 바꿉니다.

'매우 불만족'도 '매우 만족'으로 바뀌었습니다.

과기부는 이를 '개선'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취재설명서] "매우불만 찍힐시 최대 1만원*12개월까지 지원 가능"…'통신민원' 보상의 비밀 자료제공 : 정필모 의원실

5G 서비스 품질과 관련한 민원입니다.

 
[취재설명서] "매우불만 찍힐시 최대 1만원*12개월까지 지원 가능"…'통신민원' 보상의 비밀 자료제공: 정필모 의원실

협의가 불가능하니 '해피콜 금지'라고 적혀 있습니다.

 
[취재설명서] "매우불만 찍힐시 최대 1만원*12개월까지 지원 가능"…'통신민원' 보상의 비밀 자료제공: 정필모 의원실

지난해 과기부에 접수된 통신사 관련 민원 중 '매우 불만족'에서 '매우 만족'으로 '개선'된 건수는 120건에 달합니다.

'개선'은 5월에서 9월 사이 집중됐습니다.

만족도 평가는 10월에 나옵니다.

 
[취재설명서] "매우불만 찍힐시 최대 1만원*12개월까지 지원 가능"…'통신민원' 보상의 비밀 자료제공: 정필모 의원실

'개선' 작업을 위해 과기부는 아예 두 달 동안 통신사 직원을 과기부로 출근시키기까지 했습니다.

만족도 평가는 기관평가에 반영됩니다.

통신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통신사의 대응은 형식적일 때가 많습니다.

현금 보상을 하면 뉴스거리가 될 정돕니다.

 


 
[취재설명서] "매우불만 찍힐시 최대 1만원*12개월까지 지원 가능"…'통신민원' 보상의 비밀 자료제공: 정필모 의원실

하지만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확인한 과기부의 통신사 민원 만족도 '개선' 63건 중 민원인에게 통신사가 현금을 준 경우가 41건입니다.

통신사가 민원해결 명목으로 제공한 보상규모는 900여만원.

규제기관인 과기부가 규제대상인 통신사와 함께 기관 평가에 유리한 방향으로 민원을 관리해 온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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