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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심 좋던 외국인 교수, 알고 보니 실종사건 용의자

입력 2017-12-28 21:37 수정 2017-12-2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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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갓. 즉 신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주며 학생들이 좋아했던 서울 한 대학의 캐나다인 교수가 자신의 모국에서 노인 연쇄 실종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이었습니다. 이 교수는 절도와 사기 전과자이기도 했습니다.

이한길 기자입니다.

[기자]

캐나다 토론토에서 차로 두 시간 떨어진 한 호수 마을입니다.

1998년 마을 주민이었던 70대 여성이 갑자기 실종됐습니다.

그런데 경찰 수사 결과, 사라진 노인은 한 명이 아니었습니다.
 
[현지 방송 : 놀랍게도 경찰은 세 명의 노인이 더 실종됐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실종 노인들의 공통점은 '란(Laan)'이라는 성을 쓰는 4남매가 운영하는 양로원에 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3년 동안 수색에 나섰던 경찰은 시신이나 흉기를 찾지 못했고, 사건은 미제로 남았습니다.
 
10여 년이 지난 올해 9월 캐나다 공영방송의 한 탐사프로그램이 이 사건을 재조명했습니다.

당시 노인들이 사라졌는데도 신고를 하지 않았고 이들의 연금까지 가로챈 양로원 4남매를 실종사건 용의자로 본 겁니다.

그런데 4남매 중 막내가 한국에서 대학교수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현지 방송 : 그는 한국의 기독교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수사가 답보상태였던 2006년 한국에 들어온 그는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다, 3년 전 삼육대 조교수로 임용됐습니다.

양로원 노인 연금을 가로채 사기 및 절도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과자였지만 한국에서는 인심 좋은 교수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삼육대 학생 : '갓OO' 이런 말이 나돌 정도로 진짜 좋은 교수님이라고…평판이 좋았어요.]

하지만 방송 내용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삼육대 학생 : 착한 얼굴 뒤에 가면이 있었나, 이런 느낌이었어요.]

대학 측은 란 교수가 제출한 서류에는 범죄 이력이 없었기 때문에 해당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학교 관계자 : 캐나다 경찰청에서 발행한 증명자료에도 범죄 사실 자체가 없기 때문에 임용할 당시에는 결격사유가 없었거든요.]

취재진은 교수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연구실과 자택을 수차례 찾았지만 만나지 못했습니다.

[란 교수 : 틀린 번호입니다. 죄송합니다. 끊습니다.]

대학 측은 논란이 커지자 이달 초 란 교수의 수업을 중단한 데 이어 계약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화면제공 : CBC)
(작가 : 염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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