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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수용 중국 방문 '당 대 당 외교' 일환

입력 2016-06-01 18:54

2010년 9월 3차 당대표자회 직후 최태복 訪中과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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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3차 당대표자회 직후 최태복 訪中과 유사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리수용의 중국 방문에 대해 북한과 중국 두 나라 모두 말을 아끼고 있어서, 그의 방중 목적과 일정 등을 둘러싸고 이런 저런 관측과 분석들이 무성하다.

우선 리수용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 목적은 조선중앙통신이 1일 아침 보도한 리수용-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간의 면담(5.31) 내용을 보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리수용은 쑹타오 부장에게 7차 당대회와 관련해 세 가지를 전했다.

먼저 김정은이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된 사실을 전했다. 중국 공산당이 김정은의 노동당 위원장 추대 사실을 이미 알고 있으며,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명의의 축전까지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이 사실을 전한 것이다. 북한으로선 이게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 직접 전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리수용은 당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980년 6차 당대회 이후 36년간을 결산한 것에 대해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해 나갈 노동당의 원칙적 입장을 천명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리수용의 방중 목적은 7차 당대회 결과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한 것이며, 그 중에서도 김정은의 노동당 위원장 추대 사실과 '경제와 핵 건설의 병진노선'을 항구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전하는 게 주요 임무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리수용의 방중은 김정은 위원장이 공식 후계자로 등장한 3차 당대표자회 직후인 지난 2010년 9월 최태복 당시 노동당 비서의 중국 방문과 비슷한 것으로 봐야 한다. 최태복은 당시 중국 측에 3차 당대표자회 결과를 설명했으며, 후진타오 당시 당 총서기도 만났다.

후진타오 당시 총서기는 최태복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새 지도부와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김정은을 새로운 북한의 지도자로 인정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북한과 중국, 쿠바 등 공산당 1당 독재 국가에서는 이런 형식의 당 대 당 외교가 관례이다. 정기적인 당대표단 교환방문을 통해 친선협조 관계를 발전시켜 오고 있다. 김영철 당 부위원장의 지난 2월 라오스 방문이나, 최근의 쿠바 방문도 이와 같은 당대당 외교의 일환이었다.

따라서 리수용의 이번 방중은 '당 대 당 외교'의 일환이며, 다만 중국이 강력한 유엔의 대북 제재에 동참해 소원해졌던 북·중관계가 최근 해빙 무드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그래서 일부에서 말하는 최룡해의 지난 2013년과 지난 해 중국 방문과 비교하는 것은 격과 방문 목적 모두 맞지 않다. 우선 리수용은 노동당 대표단장 자격이지만, 최룡해는 두 차례 모두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로 방문했다. 격(格)이 다르다.

2013년 5월 최룡해 '특사'의 중국 방문은 그 해 2월의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에게 내려진 재재와 연관된 것으로 관측됐었으며, 지난 해 중국 방문은 중국 국경일 행사 참석이었다. 최룡해는 2013년 방문 때에는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를 만났으며, 지난 해에는 만나지 못했다.

최룡해는 2013년 5월 당시 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군총정치국장 신분으로 사실상 '넘버 2'였다. 그는 당시 시진핑 총서기를 30여분 만나 김정은 당시 노동당 제1비서의 친서를 전달했으며, 대북 제재 등에 대한 북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최룡해의 방중 이후 중국의 대북 제재가 다소 완화됐었다.

그러나 지난 해 최룡해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총정치국장 자리를 황병서에게 내주고, 당 정치국원 겸 당비서로 서열이 밀린 상태였다. 다른 나라의 경우 국가 수반이 참석한 중국의 국경절 행사에 북한에서 최룡해가 참석, 결국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만나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리수용 부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북한과 중국간의 전통적인 '당 대 당 외교'가 복원되고, 대북제재로 인해 껼끄러웠던 양국 관계가 어느 정도 완화되는 정도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gginko78@newsis.com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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