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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강화" 약속 하루 만에 현대제철 끼임사...사흘에 한 명 숨져

입력 2021-05-11 15:22 수정 2021-05-11 15:31

"안전 강화하겠다" 약속 하루 만에 벌어진 현대제철 끼임사...사흘에 한 명 꼴로 목숨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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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강화하겠다" 약속 하루 만에 벌어진 현대제철 끼임사...사흘에 한 명 꼴로 목숨 잃는다

"용접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기계 돌아간 거예요. 제가 옆으로 누워서 딱 꼈어요, 뼈가 점점 부서지면서 아프고 다리 탈골되고 골반 다 부서진 거죠"

현대제철 하청 노동자 장 모 씨는 지난 2019년 컨베이어 벨트에 작업용 발판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다 갑작스럽게 돌아간 기계에 몸이 끼였습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일터로 다시 돌아왔지만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올 초엔 설비 체인을 교체하는 작업을 하던 도중 기계가 갑자기 돌아갔습니다. 자칫하면 손이 빨려 들어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렇게 같은 공장에서 반복되는 사고, 대책은 없는 건지 현대제철에 직접 물어봤습니다.

-취재진 "끼임 사고 예방을 위해 어떤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가"
-현대제철" 현장 안전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작업 장소의 전원부에 대한 다중 차단 규정을 강화했음" (5월 7일)

그러나 현대제철이 사고 예방을 약속한 지 하루 만인 지난 8일, 어버이날에 40대 노동자 한 명이 이 회사 당진공장에서 또 기계에 끼여 숨졌습니다.

 
작업 도중 끼임 사고 당한 현대제철 하청 노동자작업 도중 끼임 사고 당한 현대제철 하청 노동자
'대형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는 수십 번의 가벼운 사고와 수백 번의 징후들이 반드시 나타난다.', 이른바 하인리히의 법칙입니다.

바꿔말하면 산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고에 미리 관심을 기울이면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JTBC는 산업재해, 그 가운데 '끼임사'에 주목했습니다. 말 그대로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죽는 사고입니다. 일터 바깥 사람들에겐 이런 사고가 얼마나 자주 일어날까 싶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사흘에 한 명 꼴로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죽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안전조치만 이뤄져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끼임사는 추락사와 함께 '후진국형' 혹은 '재래형' 산업재해로 꼽힙니다.

JTBC 취재진은 최근 3년간 발생한 끼임 사망사고 254건의 '재해조사 의견서'를 입수했습니다.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숨지면 산업안전보건공단이 현장을 방문해 사고원인과 대책을 담은 재해조사 의견서를 작성합니다. 취재진은 이 재해조사 의견서를 두 달 동안 분석했습니다. 산업 현장을 찾아 노동자들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왜 노동자들이 이런 사고로 목숨을 잃을 수 밖에 없는지, 대안은 없는지 취재했습니다.
 
JTBC 끼임사 전수분석JTBC 끼임사 전수분석

그 첫걸음으로, 뉴스룸은 어제(10일) 끼임 사망사고 수백 건을 분석한 내용을 먼저 전해드렸습니다. 기계 전원을 제대로 끄지 않고 청소나 정비 작업을 하다가 숨진 노동자가 많았습니다. 또 비용을 아끼기 위해 제대로 된 안전장치를 갖추지 않은 사업장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지난해부터 '죽지 않고 일할 권리'에 주목하고 있는 저희 뉴스룸은 이번엔 끼임사 관련 집중 보도를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오늘은 노동자들이 실제 어떤 기계에 끼이는지, 왜 기계에 끼일 수 밖에 없는지 그 실태를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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