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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남북 대화채널 복원 이틀째…"회담 언급 없어"

입력 2018-01-04 18:49 수정 2018-01-0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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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판문점 연락 채널이 복원된지 이틀째입니다. 남북은 오늘(4일)도 두차례 통화를 주고 받았죠. 조금 전 오후 4시 반에 한 차례 더 통화를 했습니다. 그러나 회담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하죠. 미국이 북한의 대화공세에 대한 '회의론'을 고수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핵단추' 트윗 후폭풍은 거셉니다. 야당과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까지 거론하며 "군사 행동 야기할 수 있는 위험 발언"이라 비판했습니다. 청와대 발제에서 남북 대화와 관련한 소식들을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판문점 채널이 복원된 지 이틀째, 오전 9시 30분쯤 북측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우리 측이 "알려줄 내용이 있느냐"고 물었고 북은 "없다, 있으면 통보하겠다"고 답한 뒤 어제(3일)와 마찬가지로 상호 회선 점검이 진행됐습니다.

그리고 약 한 시간 전이죠. 오후 4시 반, 두 번째 전화가 북측에서 걸려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회담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합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4시 반 통화에서 북측이 오늘 업무를 마감하자고 해 오늘 업무는 종료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회담 언급은 없었지만, 남북의 대화 시계는 새해 벽두부터 빠르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1월 1일 김정은의 신년사 이어 2일 우리정부의 '고위급 당국회담' 제안, 그리고 3일 전격적인 판문점 채널 복원까지 남북이 하루 단위로 LTE급 소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신중모드'를 견지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겁니다. 향후 협상 과정에서 통일부가 최전선에, 청와대는 2선에 머물며 지켜볼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협상이 진통을 겪을 때 청와대가 나서도 늦지 않고 또 문 대통령이 2007년 남북 정상회담 실무를 맡았던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 대한 신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청와대는 또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미국과 긴밀한 공조를 펴고 있습니다. 특히 한미 군사훈련 연기에 대해 "최종 조율 중이고 곧 결정될 것이다. 다만 북한의 진의를 보면서 확신이 설 때 그 다음 단계로 가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반응은 사뭇 냉랭합니다. 북한의 대화 의지에 대해 백악관, 국무부, 언론 할 것 없이 회의론을 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북핵 해결에 도움이 안 되는 남북관계 진전은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허버트 맥매스터/미국 NSC 국가안보보좌관 (VOA인터뷰 / 음성대역) : 김정은의 신년사는 한-미 사이를 멀어지게 만들려는 목적이다. 누군가 안심했다면, 연휴 동안 샴페인을 너무 마셔서 그럴 것이다.]

반면, 한미 '이간책'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는데요. 북한 전문 매체 < 38노스 > 가 '김정은의 대남 계획이 단순한 전술 이상인 9가지 이유'를 꼽았습니다. 먼저 대남사업의 수장인 이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직접 입장을 발표했고 '김정은의 위임'을 받은 걸 명시했다는 점입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을 이름과 적절한 직함으로 호칭하면서 국무회의 지시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언급했다는 겁니다.

[이선권/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어제) :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시하면서 해당 부문에 실무적 대책들을 세울 것을 지시하였다는 보고를 받으시고…]

과거 북한은 우리 대통령을 '남조선 집권자'로 주로 호칭했습니다. 남북관계가 최악이던 개성공단 중단 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머저리, 얼간망둥이' 등 도를 넘어서는 막말을 하기도 했죠. 또 김정은이 통일전선부와 조평통에게 실무 대책 협의를 구체적으로 지시한 점, '남북관계 개선의 첫걸음'이라고 언급한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핵단추' 트윗 후폭풍이 거셉니다. "내 핵 단추가 김정은 것보다 더 크고, 강력하다"는 발언에 대해 미 언론이 '정신건강'까지 언급하며 "안보위협을 고조시키는 경솔한 행위"라 비판했습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백악관 대변인 : (핵 단추 트윗에 관해서요. 미국인들은 그가 핵 단추 위협에 대해 너무나 가볍게 얘기하는 대통령의 정신 건강까지 걱정해야 하나요?) 제 생각에 대통령과 미국인들은 북한 지도자의 정신 건강에 대해 걱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당신은 김정은이 예측 불가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핵전쟁에 대한 트윗이 김정은 같은 사람이 군사력을 동원해 행동하게끔 할 수 있다는 우려는 하지 않나요?) 제 생각엔 대통령의 입장은 매우 분명합니다, 북한이 처음부터 바뀌지 않고 있다는 우리의 입장도 매우 확고하다고 생각합니다.]

'핵단추 트윗', 아예 팩트부터 틀렸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뉴욕타임즈는 "사실 트럼프에게 핵단추는 없다"면서 단추가 아닌 '풋볼' 즉 핵 가방이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핵 발사 절차도 모르는 발언이란 지적인데, 그런데 말입니다. 그럼, 실제 핵 발사 절차는 어떨까요. 버튼만 누르면 다 되는 걸까요. 제가 영화로 확인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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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솔트' 중

대통령이 어딜 가든 늘 함께하는

미국의 핵가방 '뉴클리어 풋볼(Nuclear football)'

"우리는 핵 공격을 고려해야겠군"

Step.1 핵가방을 연다

"대통령이오"

"핵미사일을 발사하겠소"

"네, 대통령님"

Step.2 '비스킷' 인증코드 제시

보안카드 '비스킷'

"발사코드 확인 됐습니다"

"발사와 타깃 모두 대통령께서 통제하십니다."

Step.3 승인장치 가동

+++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영화 < 솔트 > 입니다. 물론 실제 상황과 완벽히 일치하진 않습니다만 단추 하나만 띡 누르면 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미국의 한 기자는 이렇게 절차가 복잡한데도 마치 트럼프가 '콜라 버튼' 누르듯 핵 버튼을 언급했다며 비판했습니다.

[음성대역 : 우리가 알고 있는 대통령 책상 위 버튼은 다이어트 콜라를 호출하지만, 핵미사일을 발사하지는 않는다.]

다시 국내소식으로 돌아와 볼까요.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오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습니다. 기존 합의로는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음을 천명한 지 일주일 만입니다. 또 이에 앞서 신촌 세브란스 병원을 찾아 병환으로 오찬에 참석하지 못한 김복동 할머니를 문병하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할머니들 뜻에 어긋나는 합의를 한 것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지난 합의는 진실과 정의의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내용과 절차가 모두 잘못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할머니들의 의견을 듣고 정부의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했습니다.

오늘 기사 제목은 < 남북 대화 재개 이틀째 통화 > 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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