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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도보 순례' 유가족 "세월호 특별법, 유족 입장서 생각해달라"

입력 2014-07-24 22:31 수정 2014-07-25 00:29

유가족 이호진·김학일 씨 도보순례 17일째…"팽목항 29일~30일쯤 도착"

"처음에 쉽게 생각했는데 점점 힘들어…여러분들 함께 해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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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이호진·김학일 씨 도보순례 17일째…"팽목항 29일~30일쯤 도착"

"처음에 쉽게 생각했는데 점점 힘들어…여러분들 함께 해 도움"

[앵커]

가족을 떠나보내고 남겨진 이들은 거리로 나섰습니다. 사실 위로받아도 모자랄 유가족들이 길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고, 단식을 해야만 하는 이 상황이 썩 이해가 가지는 않습니다. 단원고 2학년 고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와 고 김웅기 군의 아버지 김학일 씨는 이호진 씨 따님과 함께 오늘(24일)로 17일째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이 참사를 잊지 말 것을 바라며 도보 순례 중인데요. 아들이 매일 드나들던 교실에서 출발한 여정은 이제 목포에 다다랐습니다. 길 위에서 맞는 세월호 참사 100일이 두 분께는 어떤 의미일까요. 지금 세월호 100일 추모 미사를 드리기 위해 목포 산정동에 있는 연동성당에서 가 계신 두 아버님을 뵈러 저희 JTBC 카메라가 나가 있는데요. 잠시 말씀 나누겠습니다. 두 분, 나와 계시죠?

걷기 시작하신 지 17일이 되셨는데 많이 몸도 불편하실 것 같습니다. 괜찮으십니까? 우선 이호진 씨 어떠십니까?

[이호진/고 이승현 군 아버지 : 몸은 예상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했기 때문에요. 잦은 부상은 상당히 지금 많이 앓고 있는 편입니다. 특히 이제 발바닥하고 발가락 부상은 좀 심한 상태고요. 다른 부분은 그래도 아직까지는 견딜 만합니다.]

[앵커]

김학일 씨께서는 어떠실까요?

[김학일/고 김웅기 군 아버지 : 저는 무릎하고 발목이 제일 힘든 부분이고 다른 부분은 괜찮습니다. 두 부분만 많이 힘든 부분입니다.]

[앵커]

지금 저희가 와 있는 이곳 진도 팽목항을 향해서 오고 계시는데. 그럼 언제쯤 도착하실 수 있을까요.

[이호진/고 이승현 군 아버지 : 지금 예상으로는 29일, 30일 그 양일간 하루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면 여기 도착하셨다가 다시 또 이제 대전까지 교황을 뵈러 가신다고 들었는데. 글쎄요, 지금 두 분 상황 보니까 굉장히 좀 어려우실 것 같기는 하지만 아무튼 많은 분들이 응원도 해 주시고 계셔서 조금 더 힘을 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7일 동안 두 분께 있었던 변화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김학일 씨.

[김학일/고 김웅기 군 아버지 : 변화라고 하면 처음에는 너무 무모하게 생각을 했죠. 쉽게 생각을 했죠. 그냥 출발하면 될 것이다. 무조건 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오면서 힘들어지더라고요, 도보순례라는 것이. 그래서 한 3, 4일 지나고 나서부터는 신부님, 수녀님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지금까지는 아주 편안하게 왔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보통 하루 몇 km씩 걸으십니까? 낮에는 굉장히 덥기 때문에 보통 일이 아닐 것 같은데 낮에는 좀 쉬셨다가 저녁과 새벽에 걸으신다고 듣기는 들었습니다마는 어떻게 걸으십니까?

[김학일/고 김웅기 군 아버지 : 저희가 그 전날 좀 무리하게 되면 아침에 너무 힘듭니다. 힘든 날은 아침 5시에 출발해서 11시까지. 그리고 이제 오후 3시 반부터 7시까지 하는데 힘든 날은 한 20km 이상 걷고요. 몸이 편안하고 그런 날은 31~32km 걷습니다.]

[앵커]

예. 그 훈련받은 전문인들도 그렇게 매일 혹서기에 걷기는 힘들 텐데 두 분이 그렇게 힘들게 걷고 계신 것 같군요. 17일 동안 길 위에서 굉장히 많은 분들을 만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호진 씨. 어떤 얘기를 주고받으셨는지요.

[이호진/고 이승현 군 아버지 : 17일 동안 만난 거라고 하면 보통 저희가 단원고등학교를 출발해서 처음에 이 2, 3일간은 다소 외롭게 도보가 시작됐지만 그 이후에 이제 저희들의 소식을 아시고 정말로 많은 분들이 그 한 분, 두 분 오셔서 저희와 같이 구간구간을 걸어주셨고 격려의 말씀도 해 주셨습니다. 특히나 이제 남서구쪽에 이르고 있는 천주교 교구단 전체에서 지금 움직여주셔서 저희 두 가족, 세 사람을 끝까지 보호하고 무사히 순례 일정을 마치기 위해서 신부님, 수녀님 그리고 많은 신자분들, 일반인들 그러한 분들이 저희를 도와주고 계시는데요. 반대 차선으로 달리시다가 수 km를 돌아나오셔서 음료수나 과일을 갖다주시고 사라지시는 그런 잊지 못할 분도 계셨고요.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수 km를 앞으로 달려나가면서 저희들이 나아갈 길이 걷기 괜찮은 길인지 안 그러면 길이 험난한 길인지 미리 알려주시는 그런 기억에 남는 그런 분도 계셨고요. 그리고 비록 이 자리에 참석은 하지 못하고 있지만 많은 분들이 격려를 수없이 보내주고 계십니다. 그런 분들도 잊지 못할 분들 중의 한 분이시겠고요. 그리고 특별히 제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은 분이 한 분 계신데 처음부터 끝까지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 정말로 초지일관 한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JTBC 뉴스9 손석희 교수님께도 정말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면구스럽습니다. 이호진 선생의 따님이신 이아름 씨가 그런 얘기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힘들게 같이 지금 팽목항으로 가고 있지만 팽목항으로 가면 우리 이아름 양의 동생인 승현이가 함께 살아나서 함께 돌아올 것이다, 얘기를 했더군요. 두 분께서 글쎄요. 이렇게 걷고 계신 걸 우리 승현 군이나 웅기 군이 본다면 뭐라고 했을까요, 김학일 선생님?

[김학일/고 김웅기 군 아버지 : 먼저 승현이나 웅기나 아마 걱정을 많이 했을 것입니다. 승현이 아버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산을 가 본 사람도 아니고 또 운동을 전문적으로 한 사람도 아니고. 아빠들이 800km 여정을 어떻게 걸어갈까. 먼저 걱정을 많이 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두 번째로는 승현이하고 웅기가 아빠가 우리들을 정말 사랑하고 있구나, 그런 생각을 또 있을 것이고. 또 하나는 아마 응원을 많이 해 줬을 것입니다. 같이 있는 하늘나라에 있는 같이 친구들끼리 아빠들이 팽목항에 있는 친구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도보순례를 시작했다. 끝까지 잘 마무리할 거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많이 보내줄 것 같습니다.]

[앵커]

두 분이 도보순례를 떠나신 이후에 다른 유가족분들은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면서 단식농성에 들어가셨습니다. 또 생존 학생들이 도보행진을 나서기도 했는데 이 소식은 들으셨을 텐데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이호진 선생님.

[이호진/고 이승현 군 아버지 : 우선 저희들이 세월호 천리길 순례일정에 나선 다음에 단원고 학생들이 국회의사당을 향해서 역시 1박 2일 코스로 도보를 시작했다는 소식 그리고 유족 대표단이 국회 앞에서 단식을 시작했다는 이러한 소식 그러한 평화적인 그러한 행동은 상당히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 접근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행해야 할 조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뭐냐 하면 바로 유족의 입장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족의 입장이 돼보지 않고서는 아무리 특별법을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그것이 집행이나 그 효력에 있어서 결국에는 사상누각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 특별법에 수사권과 기소권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리고 어떠한 일을 하고 어떤 처벌을 하더라도 유족의 입장으로써 행해졌을 때만이 그 유족들의 환영을 받을 수 있는 그러한 법이 집행되리라고 보고 이 특별법이라는 이 자체가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법이 아니고 이번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억울한 그 희생자들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법이기 때문에 그 특별법을 만들기 이전에 세월호 유족의 입장이 반드시 한 번은 되어야지 그 특별법이 진정한 특별법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도보순례 시작하실 때 생존 학생들이 지금 갖고 계신 십자가에 각자의 메시지를 적은 노란 리본을 묶어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혹시 어떤 얘기를 적어놨는지 잠깐 좀 한두 가지만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김학일 씨께서 해 주실 수 있나요?

[김학일/고 김웅기 군 아버지 : 그 출발할 때 한 학생이, 생존자 학생이 아버지, 끝까지, 끝까지 도보순례를 마쳐야 된다고 그런 얘기를 적어준 적이 있습니다. 지금 아직 팽목항에 있는 아이들 꼭 생각해 달라고, 그것이 가장 많이 생각이 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도보순례 중이신 두 분. 오는 29일쯤에 여기 도착하신다고 했는데 이호진 선생 그리고 김학일 선생을 잠깐 연결해서 얘기를 들었습니다. 같이 가고 있는 이아름 씨에게도 역시 좀 위로의 얘기를 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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