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엄마를 잃은 10대 자매가 장례식장과 경찰서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엄마를 기억할 팔찌와 옷을 돌려달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인데요. 유품들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폐기된 상태입니다.
김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16살과 14살 자매가 경찰서와 병원 앞에서 섰습니다.
영하의 날씨에 맨손으로 피켓을 들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그런데 유품을 그 어디에서도 돌려받지 못했고, 결국 1인 시위에 나섰습니다.
[김모 양 : (사고 당시) 휴대폰하고 엄마 운전면허증 그거만 주고 나머지는 아직 받을 수 없다고. (나중에) 분실됐는지 태웠는지도 모른다고.]
이들이 원하는 건 어머니가 입던 옷과 즐겨 차던 팔찌입니다.
지난해 2월 자매의 어머니는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세상을 떠났고, 경찰 조사 결과 타살 혐의점은 없었습니다.
검시를 장례식장에서 해 고인의 옷과 머리끈, 팔찌는 장례식장에 보관됐습니다.
가족들은 사건 종결 뒤 유품을 찾았지만, 없었습니다.
[김모 양 : 의료용 폐기물로 처리됐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그런 사실도 몰랐고.]
유품은 통상 장례식장이 유가족의 동의를 구한 뒤에 폐기합니다.
하지만 유족은 동의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장례식장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장례식장 관계자 : 며칠 전 것도 사실 기억하기 힘들어요. 한 달쯤 지나 연락이 옷에 대해서 (왔는데).]
경찰도 가족과 연락이 안 될 때만 유품을 맡아 보관하도록 돼 있어, 책임이 없다고 했습니다.
[박은주/자매 이모 : 엄마가 평소에 끼던 팔찌를 찾고 싶다. 그거를 재차 얘기를 했었어요. 팔찌만이라도 갖고 싶다.]
항의와 진정서도 냈지만 방법이 없자 사고 11개월 만에 1인 시위에 나섰습니다.
장례식장과 경찰은 사과를 이미 했고 대화도 하려 했지만, 유족이 응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