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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안성기 "오랜만의 멜로연기, 쉽지 않았지만…"

입력 2015-03-18 22:13 수정 2016-03-04 13:26

"5살때 연기시작…어린시절 '천재소년'이라 불렸다"

"바른 생활 이미지? 뒷통수 칠 수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논란, 영화 선택은 관객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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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때 연기시작…어린시절 '천재소년'이라 불렸다"

"바른 생활 이미지? 뒷통수 칠 수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논란, 영화 선택은 관객 몫"

[앵커]

오늘(18일) 수요일 뉴스룸 2부. 매우 특별한 손님 한 분을 스튜디오에 모시는 날입니다. 오랜만에 이렇게 또 배우 한 분을 모시게 되네요. 배우에 붙는 수식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마는, 이분께는 수식어가 별로 필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냥 이분 자체가 한국 영화다, 이렇게 말씀드려도 되지 않을까요? 2년만 있으면 연기 인생이 무려 60년이 되는 분입니다.

배우 안성기 씨를 옆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성기/영화배우 : 안녕하세요.]

[앵커]

스튜디오에서 뵙는 건 16, 17년 만에… (한참 됐습니다.) 제가 잠깐 소개해 드릴 때 2년만 있으면 60년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안성기/영화배우 : 네. 수치로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 어마어마한 것 같습니다.]

[앵커]

5살 때부터 하신 거죠, 그러니까?

[안성기/영화배우 : 네. 5살 때 시작을 해서 거의 중학교, 고등학교 초반까지 하다가 그다음에 대학교, 군대 갔다 와서 다시 시작한 것이 벌써 세월이 그렇게 흘렀네요.]

[앵커]

첫 작품, 여기 뒤에 나오는지 모르겠는데. 황혼열차… (네, 포스터가 나왔네요.) 황혼열차. 1957년 작품이더라고요. (맞습니다.) 거의 60년이 다된 작품입니다.

[안성기/영화배우 : 가운데 있는 여성분이 김지미 여사님인데 그때 데뷔를 하셨는데. 주인공으로 물론 데뷔를 하셨죠. 저는 조그마한 아역으로.]

[앵커]

데뷔를 바로 주인공으로 했습니까, 그분은?

[안성기/영화배우 : 예. 김지미 여사님은 그랬죠.]

[앵커]

역시 대단한 분이었네요. 그 밑에 도금봉 선생. 맨 위에는 박암 선생님. 저 맨 위에 계신 분은 최삼 선생. 이야, 정말 대단한…

[안성기/영화배우 : 진짜 지금 완전히 저보다 훨씬 어른인 분들만 기억할 수 있는 분들이죠.]

[앵커]

그 오른쪽에 어렸던 시절의 안성기 씨시죠?

[안성기/영화배우 : 세번째인가 네번째 눈 내리는 밤이라는 영화. (황혼열차 때가 아니고요?) 아니고. 그거보다는 좀 더 컸을 때고요.]

[앵커]

제가 인터넷에서 황혼열차를 열심히 찾았습니다. 사실은 이 사진 제가 찾은 건데요. 그런데 거기 나오는 배우 이름을 다 찾아봤더니 안성기 씨는 안 계시더라고요. 아역이라서 이름을 안 실어줬는지.

[안성기/영화배우 : 그 이후로는 신문 영화광고판에 보면 꼭 천재소년 안성기라고 해 줬는데 거기는 처음이니까 그런 걸 안 써준 모양이네요.]

[앵커]

천재소년에서 이제 국민배우가. 저는 국민이라는 단어 별로 그렇게 가수나 배우 앞에 붙이는 걸 개인적으로는 조금…

[안성기/영화배우 : 저도 굉장히 불편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하도 그렇게 불려서 그냥 무감각하게 됐죠.]

[앵커]

이번에 나온 영화 얘기를 해야 되잖아요. 제목을 '화장'이라고 해야 합니까, '화장'이라고 해야 됩니까?

[안성기/영화배우 : 같이 똑같은 복합 의미가 있습니다. (중의적이군요.) 네, 중의적이죠.]

[앵커]

설명을 좀 해 주시죠. 김훈 작가의 작품인데.

[안성기/영화배우 : 하나는 사람이 죽어서 태워질 때 하는 화장과 아름답게 꾸미기 위한 화장. 제가 거기에서 맡은 역할은 중년 남성을 대표하는 어떤 인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죽어가는 아내와 또 어떤 싱그러운 모습의 젊은 여성, 그 사이에서…]

[앵커]

김규리 씨가 분했죠?

[안성기/영화배우 : 그 사이에서 번민하는 그러한 역할이고 영화입니다.]

[앵커]

어려우셨던가요, 연기하시는데?

[안성기/영화배우 : 네. 제가 그동안에 사실 멜로드라마적인, 물론 이 영화는 반드시 그런 표현은 많이 안 했지만 그런 사랑이야기를 하는 건 사실은 오래간만에 해서 상당히 처음에는 힘이 들었는데 이 영화 자체가 가지고 있는 힘, 이런 게 많이 도움을 받아서 잘 지켰죠.]

[앵커]

이른바 내면연기가 필요하다고들 얘기하는데 대표적인 영화일 것 같습니다.

[안성기/영화배우 : 보통이라고 얘기하기는 뭐하지만 연기를 할 때 아주 단선적인 연기가 요구되는 것이 있고 하나 그냥 딱딱 되는 게 있고, 아니면 굉장히 심리가 다양하게 얽혀 있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함께 표출이 돼야 되는 그런 것이 있는데 이번 영화는 굉장히 그러한 부분이 필요합니다. 이 인물이 여러 가지를 일단 내재를 하고 있어야 돼요. 그러고 나서 어떤 연기를 해야 되는데 이제 대표적인 것이 한 화장품회사의 중역, 아주 중요한 자리의 중역으로서의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엄청 많은 그런 걸 기본으로 생각을 하고. 그다음에 전립선 비대라는 중년부터 가질 수 있는 그런 지병을 가지고 있어서 결국은 요도관을 해서 정강이에 주머니를 차고 있게 되는.]

[앵커]

굉장히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네요. (다른 사람들은 모르죠, 그 사정을.) 이게 사실 웃을 일은 아닌데.

[안성기/영화배우 : 그러한 것을 또 그런 아픔과 고통을 갖고 있고 마지막에는 사랑하는 아내가 서서히 죽음의 그림자를 이렇게 드리우고 죽어가고 있다라는 그런 어떤 무거운 감정을 늘 갖고 있으면서 그다음에 어떤 사건에 대한 것을 연기를 하니까 보통 다른 영화보다 굉장히 힘이 들었습니다.]

[앵커]

얼핏 이 사진이요. 제 뒤에 나와 있는 이 사진. 오발탄의 김진규 씨의 모습, 그 분위기 그런 것들이…

[안성기/영화배우 : 대단하시네요. 옛날 유현목 감독님의 우리나라 한국의 최고의 영화라고 하는. 네, 맞습니다. 그러한. (그런 고민?) 방황하는, 제 자신을 어떻게 다스릴 수 없는 어떠한 그러한 분위기. 그런 연기입니다.]

[앵커]

하여간 그 장면이 딱 기억이 났습니다. 아무튼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연출작이라고 해서 더 화제가 됐는데. 저는 임 감독께서 100번째 하셨으면 마치실 줄 알았더니 그 뒤로부터 2개가 더 나오고 있는데.

[안성기/영화배우 : 언제까지 갈지는 모릅니다. 에너지가 대단하시고. 이제 올해 여든이시고. 그리고 건강도 좋으시고. 그래서 하여튼 그동안에 해 온 어떤 궤적을 보자면 진짜로 앞으로도 더 몇 작품을 더 하실 것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앵커]

같이 하는 배우들은 상당히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임권택 감독이나 아니면 안성기 씨나 다 너무 높은 분들이라서.

[안성기/영화배우 : 그렇지 않습니다.저는 감독님도 그렇고 후배쪽으로 다가가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제가 후배였을 때 느꼈던 어떤 감정. 가까이 다가오는 선배의 느낌이 너무 좋았고 고마웠기 때문에 제가 많이 다가가는 편이죠.]

[앵커]
그래서 후배들이 그렇게 얘기하나요? 그러니까 안성기씨께 뭐라고 얘기를 하냐면. 이거 꼭 좋은 표현인지는 모르겠는데 국정교과서 같은 귀감.

[안성기/영화배우 : 글쎄요, 그게 좋은 거겠죠?]

[앵커]

교과서가 많이 나옵니다. 하지원 씨는 '나의 교과서'라고 했고요. 아까 국정교과서라고 한 분은 김영진 평론가고요. 살아있는. 이것도 별로 안 좋아하실 것 같은데. 살아있는 화석. 모든 것을 닮고 싶다라고 고아라 씨도 얘기를 했고. 부담스럽지 않으십니까? 그러니까 늘 안성기 씨하면 늘 바른생활 사나이. 그렇죠? 연기자로서는 오히려 그게 약점이 아닐까요? 모르겠습니다, 저는.

[안성기/영화배우 : 그렇다는 생각 안 합니다. 그랬는데 의외로 뒤통수를 칠 수도 있는 거니까 괜찮다고 보고.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살아가다 보니까 또 그런 얘기를 많이 듣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점점 더 거기에 충실하게 되는 그런 상황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드라마는 한 편도 안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작도 안 하셨고 연출한 적도, 그건 당연히 없고. 영화에 있어서 오로지 연기. 그중에서도 영화 연기만.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서운한 분일 수도 있는데. 텔레비전 드라마는 앞으로도 일절 안 하십니까?

[안성기/영화배우 : 지금 현재는 이렇게까지 왔는데 할 것 같지는 않고요. (왜 안 하십니까?) 요즘에는 TV도 굉장히 영화적으로 많이 찍고. (이른바 전작드라마라는 거죠.) 물론 굉장히 일정은 타이트하게 찍는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하여튼 영화현장 같은 그런 분위기로 찍는다고 그랬는데 예전에는 좀 안 그랬어요.]

[앵커]

그런 것들이 견디기가 좀 어려우셨군요.

[안성기/영화배우 : 그렇죠. 제가 딱 한 번 단막극에 나간 적이 있었어요. 예전에 형사라는 단막극에 범인으로 한번 꼭 출연을 하라고 해서 한번 출연을 했는데. 약 50분짜리 프로그램인데,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연습 한번, 대본 읽는 연습 한 번 하고, 그다음에 야외 녹화 한 번, 스튜디오 녹화 한 번 해서 50분.]

[앵커]

그러니까 그런 제작시스템에는 전혀 익숙하지가 않으시군요?

[안성기/영화배우 : 네, 영화 촬영에서 50분을 찍기 위해서는 한 한두 달을 찍거든요. 그런데 일주일에 그걸 찍어낸다라는 게 저로서는 감당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서.]

[앵커]

알겠습니다. 저는 왜 안 나오시나 하기는 했습니다. 한 가지만 더 여쭤볼 텐데요, 시간이 다 돼서요. 다른 질문도 많이 있습니다마는, 모처럼 모셔서. 어떻게 답변하실지 모르겠는데. 연기생활 60년 가까운데 나는 정말 이 연기만은 나는 못 하겠다. 이건 너무 나한테 어렵다 하는 연기는 어떤 겁니까?

[안성기/영화배우 : 진짜 아주 단선적인 악역 같은 거는 못할 것 같아요. 약간 그런 분위기가 있는 영화를 몇 편 안 되지만 했는데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했어요. 사람들의 어떤 인식에 조금 약간 나쁜 사람으로 나와도 저 사람은 저럴 사람이 아니다, 분명히 반전이 있을 것이다라고…]

[앵커]

저는 어떻게 생각했냐면요. 그동안에 뵌 영화에서 우시는 연기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그 답변이 나올 줄 알았어요.

[안성기/영화배우 : 아, 그것도 하나 들어갑니다.]

[앵커]

어려운 연기인가보죠. 한 가지만 더 질문드리겠습니다. 그래도 저희가 뉴스 프로그램이니까 이 질문을 안 드릴까 하다 그래도 드리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번에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서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습니다. 작품을 선정하는 것에 대해서 외압이 있느냐, 없느냐 등등의 얘기. 그런데 부산국제영화제 부위원장도 하셨지 않습니까. 그 사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십니까?

[안성기/영화배우 : 글쎄요,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에서 열리고 또 부산의 많은 도움을 받고 또 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영화제죠. 너무나 고마운데 그 영화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조금 부산쪽에서는 마음을 조금 더 열 필요가 있고. 또 이 영화제를 하는 사람들은 또 조금 더 한번 심사숙고하는 그런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영화를 상영하는 거, 영화제에서. 그거는 어떤 제한이나 제약을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건 세계 영화제가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것이고. 그 영화 자체도 관객의 선택에 맡겨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후배 영화인들이 답변을 어쩌면 기다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제가 이 질문할지 아셨습니까?

[안성기/영화배우 : 아니요, 몰랐습니다. 전혀.]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오랜만에 이렇게 만나봬서 좋았습니다.

[안성기/영화배우 : 감사합니다.]

[앵커]

영화배우 안성기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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