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 상황을 노린 사기가 점점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격리 중이라며 데이트앱에서 만난 사람에게 뭔가를 부탁하면서 돈을 뜯어 가는 수법입니다.
송우영 기자의 보도를 잘 보시기 바랍니다.
[기자]
직장인 A씨가 데이트앱에서 알게 된 남성과 주고받은 메시지입니다.
남성은 서울 청담동에 살고 해외 출장을 다녀와 시설에 격리돼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가까워질 무렵 남성은 채팅 사이트 포인트를 현금으로 대신 바꿔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주민등록증 사진까지 보내왔습니다.
[A씨/사기 피해자 : 3일이 지나면 유효 기간이 끝나서 (포인트가) 자동 소멸이 되는데 (격리 전에) OTP 카드도 다 차에다 두고 왔고 그래서 이걸 좀 해줬으면 좋겠다.]
남성에게서 3500만 원어치 포인트를 받아 채팅 사이트 업체에 연락하자, 업체는 수수료를 요구했습니다.
[A씨/사기 피해자 : 현금으로 환전하려면 수수료를 현금으로 먼저 줘야 한다. 다 어차피 환불이 되는 돈이다 (그러는 거예요.)]
A씨는 여러 번에 걸쳐 2000만 원 가까이 보낸 뒤에야 사기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주민등록증, 업체의 사업자 등록증, 돈을 주겠다는 확약서까지 모두 거짓이었던 겁니다.
이른바 신종 '로맨스스캠' 사기입니다.
B씨 경우에는 자가격리 중이라며 접근한 여성으로부터 똑같은 방식의 사기를 당했습니다.
[B씨/사기 피해자 : (의심할 때마다) 미래의 좋은 얘길 하는 거예요. 갑자기 자가격리에서 풀려나면 같이 데이트도 하고 백화점 같이 가자, 이런 식으로 얘길 하니까.]
비슷한 피해를 본 사람들이 함께 대응하기 위해 모임을 만들었는데 지금까지 300명 가까이 가입했습니다.
피해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도 보이스피싱과 달리 수사기관이나 은행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