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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맘' 사건, 혐오 범죄로 오판해 여론 악화

입력 2015-10-16 15:03

'동물 혐오 범죄' 아닌 '아이들 장난 사고'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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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혐오 범죄' 아닌 '아이들 장난 사고' 무게

'캣맘' 사건, 혐오 범죄로 오판해 여론 악화


'캣맘' 사건, 혐오 범죄로 오판해 여론 악화


경기 용인에서 발생한 이른바 '캣맘' 사건은 이제껏 유력하게 제기됐던 '동물에 대한 혐오 범죄'가 아니었다.

유력 용의자로 초등학생들이 지목되면서 단순한 장난에 따른 사고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16일 브리핑에서 "초등학생 3명이 18층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낙하실험을 하던 중 1명이 던진 벽돌에 박모(55·여)씨가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15일 CC(폐쇄회로)TV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고 시간 전후 초등학생 3명이 이 아파트 104동 3~4호 라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에 올라간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영상에 나온 A(9)군을 불러 "친구들과 낙하실험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A군이 신고있던 신발이 사건 당일 옥상에서 발견된 발자국과 일치한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경찰이 A군과 함께 있었던 C군의 신병을 확보해 추가로 조사해야 정확한 경위가 나오겠지만, 지금까지 조사결과로 볼 때 이번 사건은 '사건'이 아니라 '사고'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애초 제기됐던 '동물에 대한 혐오 범죄'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어서 그동안 이 점에 주목했던 일부 언론의 섣부른 보도가 여론은 물론 경찰 수사마저도 혼선을 빚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캣맘 골탕먹이는 법' 등이 실시간 검색어로 뜨고, '캣맘 혐오증'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였다.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선 때아닌 길고양이 논쟁이 벌어졌고, 일부 전문가들은 '사회에 만연한 생명경시 풍조가 살인사건으로까지 이어진 사례'라는 각성의 목소리까지 냈다.

경찰이 누군가 벽돌을 던졌다는 지점을 옥상이나 고층 베란다쯤으로 추정, '고의로 사람을 향해 벽돌을 던져 마쳤다'는 가정이 현실적으로 성립하기 어려운데도 이런 논란이 일었다.

야구 선수조차 아파트 18층 높이에서 고의적으로 사람을 향해 벽돌을 던져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동물에 대한 혐오 범죄'라는 논란 때문에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그동안 불안에 떨기도 했다.

"유기 동물을 보살핀다는 이유로 살인까지 저지를 정도면 어떠한 흉악 범죄도 저지를 수 있다"는 우려였다.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사건을 두고 피해자가 '캣맘'이라는 한 가지 이유로 동물 증오 범죄로 몰아간 섣부른 추측에서 나온 결과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동물에 대한 혐오 범죄라기 보다 나이 어린 초등학생들의 호기심에서 일어난 사고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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