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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를 멈춰세운 대형 참사…숫자로 본 메르스

입력 2016-07-2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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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를 멈춰세운 대형 참사…숫자로 본 메르스


지난해 메르스 사태는 신종 감염병에 대한 정부의 미숙한 대응이 우리 정치·경제·사회 전반을 멈춰세울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상 초유의 사태였다.

지난해 5월20일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이후 217일간 186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38명의 목숨을 앗아가면서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의식을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다음은 메르스 사태를 주요 숫자로 정리한 내용이다.

◇39건

감사원은 올해 1월 '메르스 예방 및 대응 실태' 감사를 통해 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 18개 기관을 대상으로 총 39건을 지적했다. 징계 8건, 주의 13건, 통보 18건 등이다.

특히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메르스 사전 대비 업무, 확진환자 발생에 따른 초동 역학조사 업무와 병원명 공개 등 방역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질병관리본부장 등 관련자 16명을 징계하도록 요구했다. 이들 중 정직 이상 중징계는 9명에 달한다. 모두 담당 공무원과 실무자다.

하지만 정부 고위 인사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메르스 유행 당시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와 민관합동태스크포스를 맡았던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 범정부메르스대책지원본부를 이끌었던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중앙안전관리위원회의 최경환 당시 총리대행 등은 모두 처벌을 피해갔다. "실무자들이 보필을 잘못했고 보고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다는 것이다.

문 전 장관은 지난해 8월 메르스 사태를 책임지고, 복지부 장관에서 물러난 뒤 지난 12월에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임명되며 논란에 휩싸였다.

◇38명

지난해 메르스 유행은 38명이 사망한 공중보건의 위기였다. 앞서 2009~2010년 신종플루 260명보다 사망자수는 적지만 사망률은 오히려 높았다.

첫 사망자는 지난해 6월1일 50대 여성이었으나, 발생 당시 사망자 시신 처리에 대한 지침이 불명확해 급작스레 지침을 당일 마련하고, 장례지원이 추진됐다. 보건당국은 사망자 유가족의 협조와 의료기관, 장레식장 및 지방자치단체 보건소 등의 노력으로 메르스 감염 사망자 38명 모두 화장을 실시했다.

장례비용은 메르스 사망자 주소지 관할 시·군·구청이 총 4억5083만600원을 지급했다. 이중 유가족에게 1억원씩 총 3억8000만원이 지급됐고, 나머지 7083만600원이 장례식장과 화장시설 비용으로 지원됐다.

◇91명

메르스 감염 환자는 186명으로, 이 중 절반에 가까운 91명이 삼성서울병원에서 나왔다.

삼성서울병원에서의 메르스 유행은 지난해 5월27~29일 14번째 환자가 응급실에 체류하면서 시작됐다.

문제는 병원측이 적절히 대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삼성서울병원 본관 1층에 위치한 응급실은 중앙 엘리베이터 로비를 통해 1층 주 외래 접수 및 수납공간과 연결되어 있는 등 사람의 왕래가 많은 곳에 인접해 있었다. 이 때문에 응급실 내 감염 전파는 진료 구역, 응급실 내 방사선 촬영실, 화장실 등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감사원 지적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의심환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고 방치했다. 그 결과 14번째 환자는 단 사흘만에 78명의 2차 감염자를 발생시켰으며, 2차 감염자에 의해 다시 3차 감염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협조한 의료기관에 대해 총 1781억 원의 손실보상금을 지급했다.

단 삼성서울병원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 및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보상 여부 및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보상 여부 결정은 메르스 사태에서 남은 숙제"라며 "조속한 시일 내 매듭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217일

메르스 발생에서 종식까지 걸린 기간은 217일에 달한다. 기간 중 격리자 1만6693명이 전국 47개 병원, 239개 병실, 348개 병상에 수용됐다.

이들 의료기관의 의료진은 물론 해당 지자체 보건 담당 공무원과 경찰, 군·민간 의료인력이 총 동원돼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애썼다. 군은 54명의 의료인력을 지원했고, 민간에서도 간호사를 중심으로 64명이 힘을 보탰다.

다만 의료진에 대한 사후 지원은 없는 실정이다.

의협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를 직접 혹은 간접 경험한 의료진의 약 26%(경도 21%, 중등도 5%)가 우울증을 앓게 됐다. 또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은 10%(경도 중등도 각각 5%)다.

하지만 메르스 환자 접촉 후 정신과 및 심리치료를 받은 의료진은 한 명도 없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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