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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선 논란' 후폭풍 시작되나…감독 사퇴에 연맹도 징계 검토

입력 2013-11-0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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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선 논란' 후폭풍 시작되나…감독 사퇴에 연맹도 징계 검토


'박은선 사태'를 불러일으킨 여자프로축구 6개 구단 감독 모임의 간사인 이성균 수원시설관리공단(수원FMC)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거센 후폭풍이 시작됐다.

이 감독은 지난 7일 박은선(27·서울시청) '성별논란'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구단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감독을 포함한 여자축구 6개 구단 감독들은 지난달 비공식 모임을 갖고 한국여자축구연맹에 전달할 요구사항을 논의했다. 이 중에는 박은선의 성별 확인건도 포함돼 있었다. 박은선의 소속팀인 서울시청은 이날 모임에서 제외됐다.

이들은 협의 내용을 정리해 지난 1일 한국여자축구연맹에 팩스로 보냈다. 문서에는 '13년 12월31일까지 출전여부를 정확히 판정(성별 확인)하여 주지 않을 시 서울시청팀을 제외한 실업 6개 구단은 14년도 시즌 출전을 모두 거부한다'고 명시돼 있다.

지난 5일 6개 구단 감독들의'보이콧' 사실은 언론 보도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공개됐다.

소속팀의 성적을 위해 WK리그 최고 스타를 퇴출시키려한 지도자들의 비열한 술수는 국민적 공분을 샀다. 사건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뒤늦게 변명에 나섰으나 오히려 악수가 됐다. 이 감독은 7일 방송 인터뷰에 출연해 "우린 박은선의 국가대표 발탁 건을 논의했을 뿐 다음 시즌 보이콧을 주장한 적은 없다. 성별 문제는 사적인 자리에서 주고받은 농담이었다"고 발뺌을 했다.

이 감독의 거짓말은 이내 들통이 났다. 서울시청은 같은 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6개 구단 감독이 연맹에 보낸 팩스를 공개했다.

지도자들이 힘을 모아 경쟁팀 선수 퇴출을 도모했다. 그 의도가 좋지 않다. 퇴출 이유로 거론한 것이 '성 정체성'이다.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 살아온 여자축구 선수에게 성별 확인을 요구했다. 인권 침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까지 나섰다.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해당 모임 간사였던 이 감독이 가장 먼저 자진 사퇴를 선택했다. 유동관 교양대교 감독도 구단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자축구연맹 고위 관계자는 "6개 구단 감독들이 보낸 팩스에 박은선 문제가 포함돼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 역시 해당 요구사항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음을 느꼈다"며 "선수의 인권을 침해한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한다. 큰 상처를 입었을 선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 6일 단장회의를 열고 2014 신인 드래프트와 새 시즌 운영 방안 등을 논의하려고 했지만 박은선 사태가 터지며 모든 일정이 중단됐다"며 "일단 각 구단들의 움직임을 먼저 지켜보겠다. 내부적인 징계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후 연맹 역시 6개 구단 감독들의 처벌 건을 포함한 단장회의를 열 계획이다. 늦어도 다음 주 중까지는 개최될 것"이라고 전했다.

180㎝·74㎏의 탁월한 신체조건을 지닌 박은선은 '여자 박주영'·'축구 천재' 등으로 불리는 한국 여자축구의 대표 스타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2005년 동아시아대회 등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방황기를 거쳐 2011년 친정팀 서울시청으로 돌아온 그는 올 시즌 19골을 터뜨리며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리그 중하위에 머물렀던 서울시청은 정규리그 2위·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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